예일전자가 온라인 모금에서 세계적 인기를 끈 `스마트 선글라스`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웨어러블 기기용 골전도 부품 개발에 착수한 지 2년여 만에 거둔 성과다. 급성장하는 웨어러블 시장에서 국산 부품이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일전자(대표 강윤규)는 스마트 선글라스 `정글 팬더(Zungle Panther)`에 골전도 스피커 모듈을 공급한다고 10일 밝혔다. 정글 팬더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정글이 개발한 선글라스 형태 웨어러블 기기다. 일반적인 선글라스와 유사한 디자인이지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정글 팬더를 착용하면 이어폰이 필요 없다. 양쪽 안경 다리에 내장된 골전도 스피커로 소리를 재생하기 때문이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음악을 듣거나 통화할 수 있다. 운동 중에도 이어폰 없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등 사용자경험(UX) 개선 효과가 크다.
골전도 기술은 공기가 아닌 사람 뼈를 매질로 소리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이 같은 `골도 청각`을 구현하려면 진동 소자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소리를 진동으로 바꿔 전달하는 골전도 진동 스피커가 정글 팬더 핵심 부품이다.
예일전자는 초소형, 초박형 진동 소자 기술로 납품에 성공했다. 정글에 공급하는 스피커 모듈은 두께가 5㎜에 불과하다. 길이 16㎜, 너비 4.8㎜로 안경 다리에 내장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음향 출력은 120㏈ 내외다. 예일전자는 경쟁 제품 대비 갑절 가까운 출력 향상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예일전자는 정글 팬더 이전에도 글로벌 제조사와 같은 부품 공급을 논의했던 강소기업이다. 고객사와 협업을 거치며 약 2년간 골전도 스피커 모듈을 개발했다. 실제 시판하는 웨어러블 기기에 제품을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글에 납품하는 골전도 스피커 모듈은 다음달쯤 양산에 돌입해 11월 선적 일정을 맞춘다.
스마트 선글라스 흥행 수혜를 함께 입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글 팬더는 지난 6월 미국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 모금을 시작해 약 194만달러(약 21억원)를 모았다. 당초 목표 금액 5만달러의 39배에 달한다.
강윤규 예일전자 대표는 “골전도 스피커 진동값을 데시벨로 환산하면 다른 제품에 비해 성능이 두 배 이상 향상된 것”이라며 “글로벌 고객사 개발 요구에 대응하면서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