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쇠평가 점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급성 신 손상 발생률이 정상인에 비해 약 3.5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백선하, 김세중, 김광일 교수팀은 노인 포괄 평가를 통해 해당 지표가 급성 신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신장 기능이 갑작스럽게 상실되어 나타나는 급성 신 손상은 소변 양 감소, 부종 등과 심할 경우 사망까지 초래한다. 급성 신 손상 발생률은 계속해서 증가하며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서 급속히 증가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입원 또는 수술을 앞둔 환자 중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신체적, 기능적, 정신적, 사회적인 면을 평가하는 `노인 포괄 평가`를 실시해 환자 노쇠 상태를 파악한다. 노인 포괄 평가는 노인의 질환 발생 및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노쇠는 생리적 예비능이 감소된 상태를 뜻한다. 연구팀은 노인 포괄 평가가 급성 신 손상의 예측에도 유용성이 있는지 연구를 시행했다.
2013년 한 해 동안 급성 또는 만성 질환 합병증이나 수술로 인해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한 65세 이상 노인 중 입원기간 1년 이내에 노인 포괄 평가를 실시한 5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노인 포괄 평가에서 나타난 노쇠 점수(1점-8점)에 따라 총 3개의 그룹(그룹1: 1-2점, 그룹2: 3-4점, 그룹3: 5-8점)을 나눴다. 그룹별로 급성 신 손상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비교적 건강한 편에 속하는 그룹1에서는 급성 신 손상 발생률이 4.3%로 나타났다. 그룹2에서는 9.5%, 그룹3에서는 17.8%로 나타나며 건강한 노인 환자 대비 노쇠한 환자에서 급성 신 손상 발생률이 3.5배 이상 차이가 났다. 노쇠 점수가 높을수록 기저 질환에 상관없이 급성 신 손상의 발생률이 높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백선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노쇠 점수를 급성 신 손상 발생 예측 임상 모델로 정립한 최초의 연구로, 노인 입원 환자 진료 시 급성 신 손상 예측에 참고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했다”며 “노인 입원 환자에서 노쇠 평가 점수가 높게 나왔을 때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급성 신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며 추적 관찰을 통해 급성 신 손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