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기반 기술이 개발됐다.
박성규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은 면역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CRBN 단백질이 백혈구 일종인 T세포 활성을 조절해 다발성경화증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가 가능한 기전을 구명했다고 8일 밝혔다.
T세포는 백혈구 일종으로 림프구 중 4분의 3을, 백혈구 중에서도 30% 정도를 차지한다. 주로 세포성 면역에 관여하며 면역기능이나 알레르기와 관련이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1950년대 진정제로 사용했던 약물인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는 CRBN에 결합해 표적 단백질 분해 과정 중, 분해 대상이 아닌 단백질까지 분해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 약물은 1950년대 태아의 사지기형을 유발해 퇴출됐으나 현재는 제한적으로 다발성 골수종과 면역 결핍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탈리도마이드 계열 약물은 T세포 활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CRBN의 T세포 내 고유 기능은 면역조절약제 표적 역할에 비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CRBN 결핍 쥐의 CD4+ T세포(이후 T세포)를 이용해 CRBN이 결핍되면 T세포에서 Kv1.3라는 칼륨 이온채널의 발현이 증가하고, T세포가 활성화돼 신경 염증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CRBN이 결핍되면 칼륨 채널 유전자를 응축시키지 못해 칼륨 채널 유전자가 잘 발현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T세포가 활성화 되면 대표적 자가면역질환 모델인 신경염증에서 쥐 염증이 악화됐다. T세포에서 CRBN이 결핍되면 신경염증과 같은 자가 면역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박성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탈리도마이드 계열 약물의 표적으로 밝혀진 CRBN 단백질이, T세포 활성과 관련한 신경염증 현상에 관여하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라며 “CRBN 조절로 T세포의 활성 민감도를 조절로 T세포 기반 세포 치료기술이나 면역질환 억제 기술 등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다학제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7월 21일자로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