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컴퓨터와 세계 최고 해커 간 대결...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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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대회에 참가한 슈퍼컴 `메이험`

`해커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해킹방어 대회 `데프콘(DEF CON) 2016` 본선에 사상 처음으로 AI 컴퓨터(슈퍼컴퓨터)가 경연자로 참가했다. AI 컴퓨터와 세계 최고 해커들 간 경합을 벌인 것이다.

8일 외신에 따르면 카네기멜론대학 연구팀 `포 올 시큐어(ForAllSecure)`가 만든 슈퍼컴퓨터 `메이험(Mayhem)`이 데프콘 2016 본선에 경연자로 참가했다. 메이험은 세계서 온 내로라하는 14개 해커팀과 해킹 방어 실력을 겨뤘다. 완전 자동화한(AI) 슈퍼컴퓨터가 `데프콘`에 참가, 인간과 해킹 방어 대결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메이험`은 미 국방부 산하 기관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 Agency)이 지난 4일 토너먼트 형식으로 개최한 AI 컴퓨터 간 해킹 대회인 `사이버 그랜드 챌린지(Cyber Grand Challenge)에서` 다른 6개 AI 컴퓨터를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으로 200만달러를 받는 한편 데프콘 2016에도 초청받아 인간 해커들과 경쟁을 벌였다.

데프콘 2016은 올해가 24회째다. 작년과 같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파리스호텔&밸리스호텔에서 지난 5~7일 사흘 간 열렸다. 내년 대회도 이곳에서 7월 27~30일 나흘 간 열린다.

이번 대회에서 메이험은 보안 취약점 발견에는 인간 해커보다 낮은 실력을 보여줬지만 취약점을 보완하고 수정하는 패치(patch) 능력은 매우 높은 수준을 보여줘 경연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경연 참가자인 기오바니 비그나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슈퍼컴퓨터가 해킹 방어 능력이 뛰어나 놀랐다. 결정을 내리는 데는 서툴렀지만 패치하는 속도는 이런 단점을 보완할 만큼 빨랐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화된 컴퓨터 프로그램(AI 컴퓨터)이 인간 해커를 이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비그나 교수는 셀피시(Shellphish)라는 팀으로 이번 경연에 참가했다.

하지만 해킹 방어 대회에서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경연자 중 한명은 “암호 등 복잡하고 정밀한 부분이 많아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려면 보다 큰 진보가 이뤄져야한다”면서 “하지만 10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메이험은 경기 둘째날인 6일 아침에 15개 팀 중 13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 순위에서는 상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미국, 중국, 한국팀이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메이험은 5일 저녁 한 때 기술 장애로 경연에 참가하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메이험 설계자 중 한 명인 알렉스 로버트는 “세계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해커들이 참가하는 대회에서 메이험이 자리를 유지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면서 “경연이 매우 힘들었다. 특히 메이험은 인간 해커가 이미 파악한 보안 취약점을 잘 찾지 못하는 등 이 부분에 취약했다”고 밝혔다.

데프콘은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해킹방어 행사다. 매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첫 대회는 1993년 열렸다. 컴퓨터 보안 관련 교수와 학생, 저널리스트, 법률가, 정부 및 민간 관계자들이 대거 참관한다. 제프 모스(Jeff Moss)가 창설했고, 데프콘(DEF CON)이란 이름은 영화 `워게임(WarGames)`에서 따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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