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가요 View] 베이식이 넘어야 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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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래퍼 베이식이 1년 만에 첫 미니앨범 ‘나이스(Nice)’로 돌아왔다.

지난해 ‘쇼미더머니4’에서 송민호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베이식이 첫 미니앨범을 발매했다. 그 사이 ‘쇼미더머니5’가 방송됐으며, 비와이가 우승하며, 팬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이번 시즌 출연자로 쏠렸다. 프로그램이 종영한 지 보름이 지났음에도, 음원차트에는 ‘쇼미더머니5’ 음원이 가세를 보이고 있다. 거기에 ‘언프리티랩스타3’까지 시작하며, 음원차트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베이식은 방송 당시 회사원의 신분으로 ‘쇼미더머니4’ 예선 3차까지 참여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베이식은 자신의 꿈을 되찾기 위해 가장이라는 짐을 내려놓고 경연에만 집중했고, 그의 솔직한 심경이 담긴 랩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결국 우승까지 차지하게 된 베이식은 눈물을 흘리며 “아직 능력이 부족해 더 멋진 힙합을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너무 감사하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후 베이식은 걸그룹 마마무가 속한 RBW와 전속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음반 준비에 돌입했다. 미니 앨범 발매 전 싱글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우승 당시의 관심을 이끌진 못했다.

1년 만에 돌아온 베이식은 기존의 하드한 힙합 스타일에서 벗어나 대중성을 택했다. 마마무 화사와 ‘쇼미더머니5’에 출연한 G2가 지원사격에 나서며, 언더신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베이식은 이전의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고 대중성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듣기 편하고 대중적인 느낌을 감안하고 만든 곡”이라며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사랑해주는 마니아 팬들만이 아닌, 좀 더 많은 사람들한테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대중성을 아예 버린 것은 아니다. 앨범 발매에 앞서 무료로 선공개한 ‘바텀(BOTTOM)’에서는 ‘쇼미 우승 후 한동안 환상에 젖어 멍청이 같이 허송세월 보냈네’, ‘8개월의 시간 망한 싱글 두 개 다 후딱 지나갔지 쇼미빨은 이미 사그라든지 오래고 되는 게 없었지’라는 가사를 통해 지난 1년의 심경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한 그의 강렬하고 파워풀한 랩핑 또한 ‘쇼미더머니4’에서 보여줬던 베이식만의 정체성을수록 곡을 통해 드러냈다.

앞서 베이식은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그동안 ‘쇼미’ 우승빨을 받았던 사실을 인정하며 “지난해 저도 ‘쇼미더머니4’의 수혜를 봤다. 앞으로 나올 음원과 경쟁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지 않다. 그냥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제 음악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베이식의 스타일을 버리고 대중성을 택한 탓일까. 아니면 그의 말대로 ‘쇼미’ 우승발이 떨어진 탓일까. 신곡 발매 직후 베이식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70위를 기록했으며, 현재(3일 오전 11시)는 81위에 머무르고 있다. ‘쇼미더머니5’의 열기가 식지 않았다할 지라도, 지난 시즌 우승자의 성적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베이식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높고 높다. 우승자라는 타이틀로 인해 지난 1년간 부담감도 상당했을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다시 음악을 시작한 만큼, 그는 회사원 이철주가 아닌 래퍼 베이식으로서의 귀환을 ‘나이스’를 통해 알렸. 그가 넘어야 할 산은 ‘쇼미더머니5’, ‘언프리티랩스타’ 음원도 아닌 본인 자신이다. 그리고 이제야 래퍼 베이식 본연의 자리로 돌아온 그의 새로운 출발이기도 하다.

래퍼 베이식으로 돌아오기까지 1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는 대중음악과 힙합 사이에서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그 선을 지키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던 베이식의 바람처럼 앞으로 그가 펼칠 음악세계를 지켜보는 것 또한 흥미로울 것 같다. 더 이상 회사원 출신 래퍼가 아닌, 뮤지션 베이식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yunhj@enter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