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메아리] 연예계 ‘사실무근’ 입장은 왜 신뢰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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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얼마 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바비와 송민호가 8월 1일에 신곡을 발표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YG는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준비는 하고 있지만, 8월 1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응은 다양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YG가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고, ‘사실무근’이 ‘사실무근’ 아니냐는 재미있는 댓글도 보였다. 사실 YG 팬들 입장에서 사실 여부를 떠나 이 같은 반응은 당연했다. YG의 그간 ‘사실무근’ 입장이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유병재 영입 당시에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고, 공민지 탈퇴 관련해서도 ‘사실무근’이었다. 젝스키스 계약 및 앨범 제작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었고, 손호준과 전속계약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입장은 ‘사실’로 바뀌었다. YG 팬들이 YG의 공식입장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다.

이런 일은 YG만 있는 것은 아니다. JTBC 역시 ‘슈가팬’ 종영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며 격렬히 반박했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나 민망한 처지가 된 적도 있다. JS픽쳐스는 이다해와 전속계약 하는 과정에서 “만난 적도 없고 사실무근”이라고 말한 지 3시간 여 만에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말해 헛웃음을 나오게 만들었다. 비스트 장현승도 탈퇴 전 꾸준히 ‘사실무근’을 외쳤었다.

물론 기획사나 방송사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계약금 문제도 있고, 특정 언론사와의 관계 때문에 사실을 미리 파악한 언론사에 대놓고 “아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또 전 소속사와의 관계나 기존에 출연하고 있거나, 출연 조율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 때문에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다. 혹은 실무진끼리 내부 조율 없이, 한쪽에서 툭 사실을 전달하고 다른 한쪽에서 부랴부랴 ‘사실무근’을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미 ‘사실’로 드러나 있는 내용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다가 “어쩔 수 없었다”라며 곧 사실 인정을 하는 모습은, 사실 확인을 하는 입장에서도 부끄러울 정도다.

소수의 미디어가 전체를 장악하고 있던 과거면 모를까, 지금은 SNS 단서 하나, 커뮤니티 글 하나를 통해 여러 가지 내용들이 유추되고 소식도 빨리 유통되고 있는 시대다. 기획사들도 대중문화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내용 등이 아니면 어느 선에서는 이런 흐름에 발 맞춰야 하지 않을까. ‘사실무근’(사실에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전혀 다름)이란 뜻이 제대로 사용되려면 말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