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보안 업계가 자발적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선다. 영세한 기업 구조 한계를 협업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정보 공유와 사업 협력으로 소모적 경쟁 구조를 탈피한다. `웹 보안` 분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보보안 제품 분류에 별도 항목 신설도 추진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웹 보안 업체를 주축으로 `웹 시큐리티 얼라이언스(WSA·가칭)` 설립이 진행 중이다. 현재 참여 업체는 수산아이앤티(수산INT)와 NSHC, 망고스캔, 제로서트, 해커프리, 에프원시큐리티, 빛스캔 등으로 하반기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소규모 업체 간 정보 공유와 사업·기술 협력이 목표다. 일부 업체는 같은 시장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관계지만 시장 확대와 산업 경쟁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건전한 경쟁 속 협업으로 부족한 부분은 상호 보완하고 시장 인지도 향상에 손을 맞잡는다는 구상이다.
지난 4월부터 설립 준비에 들어가 정기 모임과 상시적인 개별 모임으로 의견을 나눴다.
문일준 빛스캔 이사는 “기업이나 기관에서 발주 나온 일부 사업은 기술과 제품은 딱 맞아떨어져도 참여 조건에 전담 연구원 수 등 기업 규모가 있었다”며 “소규모 업체 간 기술적·사업적 협력이 다양한 기회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보안 산업은 제한된 시장 규모에다 대부분 규모가 영세한 기업을 주를 이뤄 산업 내 협력이 경쟁력 강화 중 과제로 꼽혀왔다. 그 중에서도 웹 보안은 제대로 된 산업 생태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영역이다.
최근 각종 악성코드 유포와 피싱, 파밍 등 사이버 위협과 맞닿았음에도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에서 조사하는 정보보안 제품 품목 분류에 별도 항목조차 없다. 여러 기업이 나름의 기술력과 제품으로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지만 각개전투를 펼치느라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힘들었다.
기존 회원사 추천 등을 받아 연말까지 참여 기업을 늘린다. 규모가 큰 회사보다는 소규모 회사를 중심으로 모임을 꾸릴 계획이다. 우선 웹 보안 분야 모임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협력 범위를 늘린다. 자발적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요한 경쟁력과 네트워크를 함께 쌓아나간다.
이대호 에프원시큐리티 대표는 “이전에는 미처 몰랐지만 모임을 갖으며 상호 협력 가능한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됐다”며 “서로 힘을 모은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