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심각합니다. 100개가 넘는 기업에 원서를 넣어도 면접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 지 꽤나 오래 됐는데,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청년 실업률은 당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대량 실업도 예상됩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정부가 이렇게 노력 중이고, 취업 준비생들 스펙은 높아지는데 취업난은 왜 갈수록 심해지기만 할까요.
Q:실업률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가요.
A:통계청은 매달 `고용동향`이라는 자료를 발표합니다. 여기에는 당월 취업자 수, 실업률, 고용률 등이 담깁니다. 얼핏 실업률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실업자`를 뜻할 것 같지만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통계청은 15세 이상 인구를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합니다. 경제활동인구는 다시 취업자와 실업자로 나누는데,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율`입니다.
통계청이 말하는 실업자는 기준이 꽤나 까다롭습니다. 통계청은 실업자를 `조사 대상 주간에 수입 있는 일을 하지 않았고,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이 가능한 자`로 정의합니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기간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해 수입이 조금이라도 있었거나,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사람은 모두 실업자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Q:`체감실업률`이라는 용어도 쓰던데.
A:체감실업률은 언론사들이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통계청은 공식적으로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언론사가 체감실업률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실업률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실업자로 분류하는 기준이 비교적 까다로운 게 원인입니다. 실제 6월 실업률은 3.6%인데, 이 수치만으로는 취업난이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6월 체감실업률은 10.5%로 실업률보다 약 3배 높습니다.
언론사들은 보통 통계청의 `고용보조지표3`을 체감실업률로 표현합니다. 통계청은 지난해 고용보조지표를 새롭게 개발, 매달 발표하고 있습니다. 고용보조지표는 1,2,3으로 나눠지는데 이 가운데 3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체감실업률과 가장 유사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고용보조지표3은 취업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폭넓게 포함한 실업률입니다. 정확한 정의는 경제활동인구+잠재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실업자+잠재경제활동인구의 비율입니다.
Q:취업난은 얼마나 심각한가요.
A:통계청이 가장 최근 발표한 통계가 6월 수치입니다. 6월 취업자는 2655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만4000명 늘었습니다. 작년 같은 달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통 `취업자 증가폭`으로 표현하는데, 지난 4월과 5월 20만명대에 그쳤던 취업자 증가폭이 30만명대로 올라갔으니 상황은 소폭 개선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 구직자들 눈앞은 여전히 캄캄합니다. 15~29세 청년의 6월 실업률은 10.3%를 기록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은 이듬해인 1999년 6월(11.3%) 이후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유독 6월만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아닙니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청년 실업률은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요즘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게 통계로도 증명된 셈입니다.
Q:취업난은 왜 계속되고 있나요, 그리고 정부는 어떤 대책이 있나요.
A:취업난이 계속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경기 침체입니다. 기업이 돈을 많이 벌어 사업이 확장돼야 고용을 늘리는데, 경기가 어려워지니 충분히 채용을 못하는 상황입니다. 과거 10% 안팎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을 때에는 취업 걱정이 없었다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요즘은 2%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니 취업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7%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일자리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모든 정부 정책을 일자리 관점에서 수립·집행·점검하고, 정부 업무평가 때 부처별 일자리 창출 노력과 성과를 반영한다고 합니다. 심층 평가를 거쳐 일자리 사업도 재편할 계획입니다. 최근 추경안을 발표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에 1조9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일자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공통된 지적입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