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에릭] ‘또 오해영’ㆍ박도경, 짧지만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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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J엔터테인먼트 제공 / 장소 협찬=바르도 청담(bardot)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지난 5월과 6월, 두 달 동안 많은 이들은 월요일이 빨리 오기를 기다렸다. 이 기이한 현상은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으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배우들은 훌륭한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의 ‘월요병’을 말끔히 날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룹 신화 멤버 에릭은 극 중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해영(서현진 분)을 사랑하는 남자 주인공 박도경 역할을 맡았다. 박도경은 과거 받았던 상처로 인해 까칠하지만 누구보다 속이 깊은 캐릭터다.

“박도경은 어릴 때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컸던 인물이에요. 그런데 결혼식 당일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이 사라지면서 트라우마를 또 한 번 겪다보니 감정표현을 잘 안하고 숨기는 사람이 되죠. 하지만 본성 자체는 순수하고 깨끗해요. 아픔이 있어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일 뿐 나쁜 인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드라마 속 박도경은 다른 사람들과 그리 둥글둥글하게 지내는 편은 아니다. 에릭도 본인과 박도경이 어느 정도 닮아있음을 인정했다.

“저 같은 경우 어린 나이부터 가수 활동을 해왔고, 매니저 형도 계속 바뀌다보니 멤버들 제외하고는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없었어요. 가요계 동료들도 친하게 지낼만하면 사라지니까 나중에는 굳이 먼저 친해지려고 노력도 안했죠. 그런 부분은 드라마 속 박도경과 비슷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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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J엔터테인먼트 제공 / 장소 협찬=바르도 청담(bardot)

에릭은 지난 2014년 방송한 KBS2 ‘연애의 발견’에서 강태하 역을 연기한 이후 ‘또 오해영’ 으로 2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했다. 가족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는 게 그가 밝힌 두 드라마의 차이점이었다.

“‘연애의 발견’ 강태하는 가족도 없고 주변 인물들은 모두 회사 동료라서 외로웠는데 ‘또 오해영’ 박도경은 엄마, 동생, 누나 다 있어서 좋았어요. 엄마는 물론 삼남매 모두 괴짜였지만 따뜻한 가족애도 느낄 수 있었죠.”

드라마 초반부 박도경 캐릭터는 까칠한 성격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미움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에릭은 이에 개의치 않았다.

“‘또 오해영’은 처음부터 좋거나 나빴던 캐릭터는 없는 것 같아요. 박도경이 초반에 미움을 받을 수 있던 신도 있었지만 평면적인 캐릭터가 아니라서 좋았죠. 제 팬들은 박도경이 한태진(이재윤 분)의 차를 박았을 때 누가 봐도 제가 나쁜 놈이고, 사이코 같았다고 많이 걱정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100명 중 99명이 박도경에게 손가락질해도 오해영 한 명만 그 행동을 응원해준다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너무 많이 맞기는 했지만요.”

에릭은 서현진과의 환상적인 커플 호흡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두 사람의 열애설이 보도되기도 했다. 에릭은 걸그룹 밀크 출신인 서현진의 직속 아이돌 선배였지만 서로 알게 된 건 이 작품이 처음이다.

“동완이가 드라마 찍을 때 현진이를 처음 알게 됐어요.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났을 때는 후배라는 느낌보다 여배우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죠. 저희 멤버들도 현진이한테 배꼽인사를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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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J엔터테인먼트 제공 / 장소 협찬=바르도 청담(bardot)

‘또 오해영’이 대박을 치기는 했지만 에릭은 항상 자신의 이름 앞에 배우 대신 신화 멤버라고 먼저 말한다. 에릭은 신화의 정체성 그 자체다.”

“20대 초반에 만나 20년 가까이 신화로 지냈는데 연기자로서의 삶이 신화보다 중요할 수는 없어요. 신화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배우생활도 할 수 있었죠.”

끝으로 에릭은 ‘또 오해영’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동료 배우들이나 제작진 모두 이번 드라마가 제일 좋았어요. 정말 큰 사랑을 받았고, 이런 작품은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인생작을 하나 남겨서 행운이죠. 당분간 다음 작품을 쉽게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