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벤처기업이 세계 최고 효율 태양광 인버터를 개발했다. 글로벌 기업이 점령한 해외 태양광 발전 시장을 기술력 하나로 파고든다.
전력전환장치(PCS·인버터) 전문 제조업체 데스틴파워는 최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500킬로와트(㎾)급 계통연계형 태양광 인버터 시험을 완료하고 판매한다고 13일 밝혔다.
KTC 시험성적서 기준 데스틴파워 태양광 인버터의 최대변환효율과 유로효율(유럽 측정방식 효율)은 각각 98.87%, 98.6%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SMA, 카코,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 제품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치다. 데스틴파워는 이번 시험통과로 100㎾~500㎾급 태양광 인버터 제품군을 모두 확보했다. 400㎾급 이상 제품을 병렬 연결하면 최대 2.4메가와트(㎿) 제품으로 확장할 수 있다.
데스틴파워는 주력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PCS와 태양광 인버터를 앞세워 해외 수출에 나선다. 세계 태양광 인터버 시장 규모는 연 4조원 규모로 글로벌 대기업이 독차지한다. 데스틴파워는 지난해 7월 캐나다 2위 전력회사인 파워스트림과 한국전력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온타리오주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사업에 750㎾급 PCS를 공급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500㎾급 저가형 시장은 경제형 제품으로 공략하고 대용량 태양광 시장은 1500V 고압 인버터로 대응할 계획이다.
회사는 우리나라 최초 1500V급 제품을 개발해 한전 주파수조정용 사업에 공급했다. 태양광과 ESS 융합사업용 솔루션도 개발했다. 태양광 인버터와 ESS PCS를 결합시킨 일체형 제품을 출시해 우리나라와 해외 시장서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데스틴파워는 공간이나 비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향후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ESS PCS, 태양광 인버터 분야 목표 매출은 각각 100억원, 30억원이다. 기대 이익률은 10%다. 지난해 매출 81억원보다 갑절 이상 늘려 잡았다.
데스틴파워는 PCS 전문 제조 벤처로 2012년 창립했다. 지난 2014년 LG화학 오창공장 피크부하용 PCS 1.5㎿를 시작으로 한전 변전소 주파수 조정용 PCS 56㎿(2014~2015), GS E&R 영양풍력 ESS연계용 PCS 16.8㎿(2015), 신안 팔금도 한전 에너지자립섬 프로젝트 1㎿(2015), 홍성 죽도 마이크로그리드 200㎾ 사업에 총 91㎿ PCS를 공급했다. 우리나라에선 단연 1위다.
시종규 데스틴파워 상무는 “태양광 발전소 대형화 대용량 시스템 비중이 늘면서 현재 1000V에서 1500V로 변화한다”며 “고전압 인버터 시장이 열리면 바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이를 통해 초대형 태양광 발전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