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네 브라운(Brene Brown) 박사는 세계적 지식 강연인 테드(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로 글로벌 유명인사가 된 사람이다. `취약성의 힘(The Power of Vulnerability)`과 `수치심에 귀 기울이기(Listening to Shame)`라는 두 강연은 무려 2500만뷰라는 경이적인 기록과 함께 TED 역사상 최다 시청률을 기록한 명강의로 뽑힌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과 학교, 정부와 관공서에서 가장 인기 높은 명강사이자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수치심과 불안 등 현대인이 시달리는 부정적 감정 연구에 15년 이상 매진해온 대중심리 최고 권위자다. 오랜 연구 끝에 수치심과 불안 등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이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드러내면 수치심, 불안, 강박 등의 공격에 끄떡없다는 것이 책의 핵심내용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취약해지는 순간을 자주 경험한다. 저자는 우리가 그런 자신을 숨기려고 황급히 가면을 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렇게 마음가면을 쓰면 수치심이나 불안, 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마음가면을 벗고 취약성을 드러내는 순간, 수치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강조한다.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자신의 취약성을 당당하게 드러내면 무엇보다 마음이 홀가분하고 무슨 일을 해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솔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변인과 관계 또한 더욱 단단해 질 수 있다. 심지어 건강도 좋아지고 거짓 마케팅에도 속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삶을 내 뜻대로 멋지게 살아갈 강인함을 갖게하는 것이다.
브라운 박사는 취약성 안에 답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성별, 나이, 국적을 다양하게 표본화, 직접 인터뷰한 사람만 1300명이고 수집한 사례 건수도 1만건에 달한다. 이렇게 일상과 사회적 맥락 안에서 접근하는 독창적 연구결과는 수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힘을 주었다.
남과 비교하는 문화,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치중하는 문화는 어디든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평생을 걸쳐 일상에 이런 문화가 깊이 스며들어 있다. 어쩔 수 없이 강박과 수치심, 불안이 팽배해지고 정서는 메마르기 쉽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마음에 상처를 입더라도 감정을 드러내야 한다.
완벽주의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남들이 뭐라 생각하는지 신경쓰지 말고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배경을 지니고 있는지, 소중히 여기는 것의 가치는 무엇인지를 포착하고 삶의 불완전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여유를 허용하고 자신의 불완전성을 아름답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독창적 연구결과와 심리처방으로 마음 깊숙한 곳에 묻혀있는 부정적 감정을 제어할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다. 저자는 취약성이 가져다줄 심리적인 힘을 믿으라고 강조한다. “세상은 가면을 벗은 진짜 내 모습을 기다리고 있다. 순도 100%의 모습으로 세상에 대담하게 뛰어들어야 한다. 더 나은 내가 아닌 부족한 나를 선택하고 남들 앞에서 더 뻔뻔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브레네 브라운 지음. 안진이 옮김. 더퀘스트 펴냄. 1만5000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