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쌓이는 방대한 데이터 관리에 있어서 자유로운 기업이 있을까. 데이터는 정보이고 이 정보가 모여 기업 경쟁력이 된다고 믿기에 데이터 관리에 있어서 삭제에 대한 두려움은 크다.
하지만 한편으로 기업이 가진 방대한 데이터를 모두 `정보`라고 할 수 있을까. 대부분 기업은 어떤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됐는지,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저장된 데이터는 이미 관리의 한계를 넘어섰다. 이 순간에도 무한히 쌓인다.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가용성과 가시성을 효과적인 방법으로 확보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베리타스 글로벌 데이터버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IT 관리자들이 비즈니스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데이터는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85%는 어떤 데이터일까. 중복되거나 오래되거나, 혹은 가치 여부가 파악되지 않은 데이터다. 많은 기업이 불필요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스토리지 시스템과 인력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000TB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중요하지 않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연간 65만달러(약 7억5000만원)를 쓰는 셈이다.
어떤 데이터인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 데이터인지조차 파악할 수 없는 이른바 `다크 데이터(dark data)` 규모를 가늠하고 데이터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기업이 보유한 파일의 41%가 지난 3년 동안 방치된 채 변경된 적이 없다. 12%는 7년 동안 열어본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크 데이터는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되는 데이터와 맞물려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T 관리자라면 누구나 체감하는 데이터 관리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효율적인 정보 관리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업에 어떤 데이터가 쌓여있는지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 오래 전 퇴사한 직원의 불필요한 데이터가 방치되어 있는지, 업무에 불필요한 사적인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기업의 주요 시스템이 사용되지는 않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기업 환경에서 전체 데이터의 5%가 소유자가 없는 데이터로 파악된다. 주인 없는 데이터가 적지 않은 저장 공간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개인 식별 정보 같은 관리가 필요한 중요 정보를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둘째, 데이터 관리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1차 점검을 통해 가치가 없는 데이터로 파악되면 정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복되거나 오래되어 더 이상 가치가 없는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형태 파일을 우선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데이터 관리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방치된 데이터의 5분의 1이 프레젠테이션, 문서, 스프레드시트와 같은 오피스 파일이다. 이러한 파일을 중심으로 아카이빙 작업을 진행한다면 스토리지 비용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 내 데이터 분류 정책을 수립해 지속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컴플라이언스를 유지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필수적이다. 파일 분류를 통해 데이터 환경의 기본 특성을 이해하면 중요 정보가 어디에 저장되고 누가 접근 가능한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정기적인 교육으로 직원들이 회사 데이터 관리 정책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폭증하는 데이터를 고려한다면, 이제 기업의 데이터 관리 전략은 하드웨어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서 비즈니스 가치에 기반을 둔 정보 중심 데이터 관리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다크 데이터`를 줄이고 데이터 현황을 파악해야 정보 거버넌스의 우선 순위를 정할 수 있다. 기업의 데이터 스토리지 환경을 과도하게 확장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가시성을 확보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해 저장하는 것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기업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전략이다.
데이터 적체 문화를 인지하고 데이터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바라봐야 할 시점이다. 클라우드 전환을 고려하는 데이터가 모두 비즈니스 가치가 있는 것인지, 다크 데이터가 얼마나 있는지, 혹은 삭제(Delete) 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조원영 베리타스코리아 대표 Chris.Cho@verit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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