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인텔 인사이드]<1>비욘드 PC… 클라우드·5G·IoT로 파고드는 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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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봄 회사 블로그에 `우리 전략과 인텔의 미래`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PC 중심 기업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성장이 정체된 PC 대신 새로운 성장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크러재니치 CEO는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 5세대(G) 이동통신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직원, 사업장, 프로젝트 등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또는 클라우드 분야는 이미 인텔의 주력 사업이다. 매출 비중은 여전히 PC에 탑재되는 코어 시리즈가 높지만 이익률은 데이터센터용 제온 프로세서 사업이 훨씬 더 좋다. 지난해 인텔 연간 매출에서 PC용 칩 사업 부문인 클라이언트컴퓨팅그룹(CCG)의 매출은 306억달러, 영업이익은 81억달러다. 데이터센터용 제온 프로세서를 다루는 데이터센터그룹(DCG)의 지난해 매출은 148억달러, 영업이익은 78억달러를 기록했다. DCG 매출은 CCG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으나 이익 수준은 비슷했다. 이익률이 약 두 배 높다는 의미다. PC 칩 수요는 줄고 데이터센터 칩 판매량은 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DCG 이익이 CCG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IoT 기기에서 뽑아 올린 센서 빅데이터 처리, 머신러닝 기술 수요 확대 등으로 출하량이 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서버 시장 출하량은 전년 대비 9.9%, 매출액 규모는 10.1% 각각 성장했다.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네트워크가상화(NFV) 등 신기술 시장이 개화하면서 기존의 범용 데이터센터 서버를 네트워크 장비로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전용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범용 데이터센터 서버가 꿰차게 되면 이는 인텔에 큰 기회가 된다. ×86 데이터센터용 칩 시장에서 인텔은 PC 못지않은 독보적 점유율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앞으로 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 범용 서버가 통신 인프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기술 역량은 근래 들어 한층 강화됐다.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 알테라를 인수하고 플래시 메모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것이 좋은 예다. 대량 생산된 중앙처리장치(CPU)는 클록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FPGA는 높은 클록에도 전력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주요 인터넷 사업자는 FPGA를 활용, 인프라 역량을 높이고 있다. 자체 플래시 메모리 조달 체제를 구축하게 되면 엔터프라이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공략에도 더욱더 속도를 낼 수 있다.

일반 가정 혹은 소규모 사업장에 설치될 IoT 게이트웨이도 빠뜨릴 수 없는 인텔의 미래 먹거리다. 인텔은 아톰 프로세서로 이 시장에 대응한다. 일반 사용자와 맞닿는 IoT 기기 시장도 있다. 인텔의 초소형 시스템온칩(SoC) 쿼크는 센서, 비콘,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될 전망이다. 5G에 대응하는 단말기 모뎀 칩 사업화도 강력하게 추진한다. 아톰 프로세서와 기존의 코어 프로세서로는 자동차 업체에 공급을 추진,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를 열어 간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최근 독일 BMW와 협력해 2021년에 완전 자율주행차 솔루션을 내놓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크러재니치 CEO는 “무궁무진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면서 “인텔의 변화는 업계와 세상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인텔의 대변신을 예고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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