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불공정거래로 과징금을 받았던 대형마트 등 대기업 유통사 동반성장 노력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공정거래행위 등 `갑질 논란`을 일으킨 일부 대형마트는 올해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동반성장위원회는 30일 서울 더팔래스호텔에서 `2015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133개 대·중견기업 중 최우수 25개사, 우수 41개사, 양호 46개, 보통 21개사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였던 대기업 유통사는 올해 평가에서도 전반적으로 하위 2개 등급인 양호, 보통등급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 5월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한 과징금을 받은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는 등급 강등 등 불이익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마트는 협력업체에 불완전한 서면 교부, 부당반품,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사용 등으로 30점 감점됐다. 이마트는 계약 시작 후 계약서 교부, 협력업체 종업원 부당사용, 무단반품 등으로 30점이 깎였다. 홈플러스는 부당감액(공제), 판촉사원 고용 인건비 전가, 무단반품 등으로 55점이 깎였다.
그 결과 홈플러스는 지난해 양호에서 보통으로 강등됐다. 롯데마트 역시 우수에서 양호로 곤두박질쳤다. 이마트는 지난해에 이어 양호등급을 받았다.
GS홈쇼핑, CJ오쇼핑, 이랜드리테일, 현대백화점, 한국미니스톱 등 일부 기업은 등급이 상승했지만, 등급이 떨어진 GS리테일을 포함한 대기업 유통사 다수가 양호 단계에 머물렀다.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이행실적을 제출하지 않아 0점 처리돼 보통등급으로 평가됐다.
동반성장지수 등급이 오른 기업으로는 KCC가 양호에서 최우수로 2단계를 뛰어넘었다. 이외 26개사가 최우수부터 양호까지 한 단계씩 뛰어올랐다. 두산중공업, 삼성디스플레이 등 7개 기업은 우수에서 최우수 등급으로 상승했다. 총 27개사 동반성장 등급이 지난해보다 향상됐다.
네이버, 남양유업 등 24개 기업이 새롭게 평가대상에 편입된 것도 눈에 띈다. 네이버와 유라코퍼레이션은 평가 첫해 우수등급을 받았다. 공정위 마찬가지로 새로 평가대상에 오른 남양유업, 매일유업, 쌍용자동차 등 9개 기업은 양호등급을 받았다.
동반성장지수 평가 항목 중 하나인 `중소기업 체감도`는 평균 82.3점으로 조사돼 지난해보다 평균 2.9점 상승했다.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대·중견기업 협력관계가 개선됐다는 것을 뜻한다. 업종별 체감도조사에서는 정보통신·플랫폼 업종이 97.8점을 기록해 중소기업 동반성장 체감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82.3점으로 뒤를 이었다.
동반위는 내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는 최하위 등급인 `미흡`이 신설된다는 점을 시사했다.
안충영 동반위원장은 “내년부터는 미흡 등급을 새로 만들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은 상위 등급에서 미흡 등급으로 강등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반성장지수는 대·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동반성장실적을 측정하는 조사다. 2011년부터 발표된 동반성장지수는 동반위 중소기업 체감도 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를 5 대 5로 합산, 기업별 4대 등급으로 기업을 평가한다. 동반위에 따르면 최우수, 우수 등급 기업에는 직권조사 면제, 조달청 공공입찰 참가자격사전심사, 모범납세자 선정 등에서 우대, 가점을 부여한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