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기조차 두려웠던 `브렉시트(EU 탈퇴) 공포`가 현실이 됐다. 영국 노동당 조 콕스 의원 피살 영향으로 당초 2~4%포인트 앞설 것이라던 브리메인(EU 잔류)은 없던 일이 됐다.
지난 24일 발표된 투표 최종결과에 따르면, 영국 국민 51.9%는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졌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43년간 동거를 끝내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브렉시트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세계 증시는 하루 만에 3000조원이 증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GDP)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충격은 금융시장으로 끝나지 않았다. 세계 경제 성장둔화가 예상돼 원유가격이 떨어졌다. 위험자산 회피로 안전자산인 금값도 폭등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가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다름없다.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영국은 세계 5위 경제 대국이다. 이렇다 보니 브렉시트는 EU나 해외 국가처럼 우리한테도 분명한 악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난해 영국 수출 비중은 1.4%다. EU 전체 9.1%와 비교해 보면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EU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 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우리에게는 현실적인 불안 요인이다.
이번 주 발표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이 중요하다. 브렉시트라는 돌발 변수가 생겨 당초 발표 내용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추경예산 편성과 구조조정 보완 대책이 예상된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워져 수정이 불가피한 경제정책이 브렉시트를 핑계거리로 삼아선 안 될 것이다.
이미 노출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 브렉시트가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지만 우리나라는 냉정하고 균형된 판단이 요구된다. 브렉시트 등 다수의 글로벌 시장 악재보다 허약해진 우리 경제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해외 신시장 개척이 급하다. 그러나 허약해진 우리 주력산업 경쟁력으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조속한 산업구조 개혁만이 경제 체력을 키울 수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도 강력한 경제 체력이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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