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계약하면 4개월 이상 대기”…일손 딸려도 일자리 늘리지 못하는 車 업계

국산차 업체들이 올해 개별소비세 인하, 신차 효과 등으로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생산량을 늘리지 못해 판매 확대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SM6`,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 기아자동차 `카니발` 등 인기 차종은 계약 후 수령까지 최대 4개월 이상 소요된다. 고객 불만이 높은 상황이지만, 업체들은 생산량 증대에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해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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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중형 세단 `SM6` (제공=르노삼성자동차)

2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올 하반기 출시하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 때문에 부산공장 생산성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SM6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QM6 출시 이후에는 수급 불균형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하나의 라인에서 두 개 이상 차종을 생산하는 `혼류생산`을 채택하고 있다. 혼류생산은 차종별로 다른 부품이 조립돼 단순 작업 비중이 적고, 생산량 조절에도 유리하다. 현재 주·야간 2교대로 근무하며 SM3, SM6, QM5 등 르노삼성차 모델과 닛산 위탁 생산 모델인 로그 등 7개 차종을 생산한다. 하반기 QM6 출시 이후에는 8개 차종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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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중형 SUV `QM6` (제공=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현재 공장 가동률이 100%를 보이고 있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주·야간 3교대를 실시해야 하는데, 효율성이 떨어져서 고민 중”이라며 “라인 증설을 위해서는 수천억원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당장 계획이 없고, 인력 확충도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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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미니밴 `올뉴 카니발`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차도 `올뉴 카니발` 생산량이 부족해 고객들로부터 많은 불평을 듣고 있다. 올뉴 카니발은 국내 유일 미니밴으로, 최근 캠핑, 아웃도어 등 인기로 매월 6000대가량 판매되고 있다. 올뉴 카니발을 생산하는 소하리 1공장은 월 9000대 생산이 가능하지만, 수출 물량까지 같이 생산하고 있어 수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올뉴 카니발을 계약하면 4~5개월 뒤에 인도 받을 수 있다. 화성 1공장에서 생산하는 올뉴 쏘렌토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기아차는 생산량을 쉽사리 늘리지 못하고 있다. 소하리 1공장은 2014년 라인 재배치를 통해 생산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상황이다. 화성 1공장도 주말 특근을 하지만 생산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 측에서는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수정하고 인력을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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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중형 SUV `올뉴 쏘렌토`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공장은 생산성을 고려해서 인력을 배치한 상태로, 단지 인기 차종 1~2개 때문에 인력을 늘리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공장 증설이나 인력 확대에는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기 ?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도 지난달 올뉴 말리부 출시 이후 생산물량이 부족해 고생하고 있다. 올뉴 말리부는 사전계약 실시 1주일 만에 1만대 이상 계약되는 등 지금까지 하루 평균 약 1000명 고객이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뉴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 2공장은 주·야 2교대 주3일 근무에서 주·야 2교대 주5일 근무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부평 2공장 생산 능력은 연간 12만5000대에 달하지만, 현재 생산량은 50%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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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중형 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와 제임스 김 한국지엠 대표이사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해 출시한 말리부, 캡티바로 생산성이 높아지고, 1공장에서 생산하던 `아베오`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공장을 정상 가동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부평 2공장이 정상화되면 말리부는 월 5000~6000대가량 생산이 가능해져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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