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텍이 스마트미터 전원용 슈퍼 커패시터 첫 수출에 성공했다. 아날로그 계량기가 빠르게 디지털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수위권 회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비나텍은 세계 스마트미터 보급 수위기업 랜디스앤기어와 최근 슈퍼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간 30억원 규모다.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고신뢰성 제품을 공급한다. 올해 1차 물량을 공급한 뒤 매년 추가 계약을 논의한다.
비나텍이 해외 스마트미터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미터는 기존 아날로그형 전력량계에 ICT 기술을 접목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지능형원격검침인프라(AMI) 핵심 부품이다. 전력선(PLC)통신이나 지그비(ZigBee) 방식 무선통신으로 전력사용량을 검침한다. 통신 출력시 피크 전력 공급을 위해 일차전지, 슈퍼커패시터를 전원으로 쓴다.
최근 미국과 유럽·중국·인도를 중심으로 스마터미터 교체 사업이 진행되면서 슈퍼커패시터 수요가 늘고 있다. 랜디스앤기어나 센서스 등 글로벌 기업의 일차전지, 슈퍼 커패시터 구매계약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랜디스앤기어는 스위스 기업으로 지난 2011년 도시바가 인수했다. 에너지, 수도 등 유틸리티 분야에서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글로벌 선두업체다. 스마트그리드를 축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비나텍은 이번 수출을 계기로 스마트미터와 함께 자동차, 중전기, 전동공구 시장을 성장축으로 해외 시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회생제동 시스템,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제품에서 최근 슈퍼커패시터를 전원으로 채택하는 사례가 지속 늘고 있다. 한순간 고출력을 낼 수 있는 ESS, 연료전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 시장도 눈여겨 보고 있다.
수출 지역도 중남미, 유럽, 인도, 동남아 넓힌다는 목표다. 최근 출력은 높지만 에너지 저장능력이 배터리에 비해 낮은 커패시터의 단점을 개선한 3V(볼트), 6000패럿급 최고밀도 하이브리드 커패시터도 개발해 수요 분야도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미터 등에 쓰이는 소형 슈퍼커패시터 생산능력은 세계 최대인 월 300만개 수준이다.
비나텍 관계자는 “슈퍼 커패시터는 순간 강한 출력을 내기 때문에 일·이차전지와는 다른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수요처가 계속 늘고 있어 이번 수주를 레퍼런스 삼아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