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 ‘비밀은 없다’ 손예진, 그동안 알던 청순-예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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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우리가 알던 청순하고 예쁜 배우 손예진의 모습이 사라졌다. 손예진은 영화 ‘비밀은 없다’에서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건 극단적인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충격과 광기에 사로잡힌 그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낯섦을 선사한다.

손예진은 끊임없는 변신 중이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나쁜 놈은 죽는다’ 등을 비롯해 8월 개봉을 앞둔 ‘덕혜옹주’ 등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변신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전작과 비슷한 시나리오를 고르지 않아요. 뭔가 답습하는 느낌도 들고, 관객들도 재미없어 할 것 같거든요. 해보지 않은 역할에 대한 도전의욕은 당연히 생기죠. 그만큼 제 작품 선택의 폭도 넓어지는 거잖아요. 2000년 초반에 데뷔했을 때 멜로 시나리오들이 많았고 그런 작품에서 여성 캐릭터는 예쁘고 청순한 여성성을 강조했었죠. ‘작업의 정석’을 하면서 기존의 이미지를 많이 깼죠. 사실 제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 잘 몰라요. 역할에 몰입하고 연기하는데, 그 역할이 제 이미지를 만든 거죠. 그 이미지들이 중첩되면서 드라마와 광고까지 확장됐죠. ‘작업의 정석’을 계기로 캐릭터에 대한 폭이 열렸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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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미혼인 손예진에게 중학생 딸을 둔 엄마의 감정을 이끌어내야하는 ‘비밀은 없다’는 절대 쉬운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선뜻 ‘비밀은 없다’에 손을 내밀었다.

“‘작업의 정석’이나 ‘아내가 결혼했다’ 역시 여성성을 강조한 작품이었어요. ‘비밀은 없다’에서 연홍 역은 이제까지 한 번도 보여지지 않았던 제 모습이 될 것 같아요.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기존과 많이 다르죠. 소재는 아이를 찾는 엄마의 모성애지만, 전형적인 게 아니라 접근 방법이 많이 달라요. 관객들이 점층적으로 이해하고 따라가거나 계산 가능한 캐릭터가 아니죠. 어떤 느낌의 캐릭터가 만들어질까라는 호기심이 컸어요. 게다가 시나리오가 가지고 있는 독특함이 많았죠. 처음에는 감독님과 접점을 맞추며 연홍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게 혼란스러웠는데, 어느 지점부터는 생각이 비슷해졌죠. 재미있는 지점들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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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없다’ 속 손예진의 얼굴에서 미소를 찾기란 좀처럼 힘들다. 초반을 제외하고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으며, 분노와 집착이 서려 있었다. ‘청순의 아이콘’ 손예진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감정을 계속 잡으면서 몇 개월을 촬영한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죠. 그래서 촬영 전에 맛있는 것도 먹고, 쉬는 시간에도 스태프들과 농담도 하고 장난을 치면서 해소하는 편이죠. 촬영에 들어가면 그 순간에 집중하죠. 오랜 시간 촬영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걸 분배하지 못하면 되게 힘들죠. 감정이 안 나와 억지로 짜내면 오히려 제가 진이 빠지죠. 힘들고 괴로울 때도 많았지만, 그렇게 연기하고 난 다음에 희열도 있었어요. 촬영하는 동안은 정말 미쳐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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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손예진에게 ‘청순의 아이콘’으로 돌아갈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멜로나 로맨틱코미디는 항상 하고 싶죠. 사랑 이야기는 항상 하고 싶고 꿈꾸는 것이죠. 어릴 때 해왔던 멜로의 느낌보다는 더 깊이 있는 멜로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그런 시나리오를 만나지 못했어요. 요즘에는 ‘최루성 멜로’가 없는 것도 사실이죠. 저도 관객의 입장에서 그런 작품을 보고 싶어요.”

‘비밀은 없다’는 국회 입성을 노리는 종찬(김주혁 분)과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 분)에게 닥친, 선거기간 15일 동안의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6월23일 개봉 예정.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chojw00@ent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