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역성장 TV시장…돌파구는 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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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시작된 세계 TV 시장의 역성장 추세가 장기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의 세계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전반에 걸쳐서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TV 시장의 축소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IHS 등 시장조사업체는 TV 시장의 역성장이 2020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 TV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TV 시장의 역성장 흐름을 피해 가지 못하고 판매량이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은 도리어 상승했다. 더 적게 팔았지만 이익은 더 많이 거둔 셈이다. 이는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양사의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중저가 TV 시장에서 중국 TV 제조사와 물량 경쟁을 벌이는 대신 외국 업체들이 추격하기 어려운 최고 기술·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했다. 삼성전자 `SUHD TV`와 LG전자 `올레드 TV`는 세계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TV 대명사처럼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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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퀀텀닷 디스플레이 SUHD TV` 신제품.

◇장기화 조짐 보이는 TV시장 역성장

IH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출하량은 2억2625만대로 2014년 2억3492만대보다 3.7% 감소했다. TV 시장이 역성장한 것은 3년 만이다. 2012년 2억1663만대, 2013년 2억2736만대, 2014년 2억3492만대로 성장하다가 지난해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TV 시장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세계 경기 침체다. 경기 회복이 둔화되고 있어 시장이 살아나는 것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TV 시장의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TV 출하량은 4908만대로 지난해 1분기 4990만대보다 감소했다. `유로 2016`과 `리우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로 2분기 TV 출하량이 다소 상승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연간으로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IHS는 올해 세계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2억22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판매대수 줄어도 영업이익은 늘어

글로벌 TV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TV 시장의 역성장은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다. 이 트렌드를 극복하기 위해 꺼내든 전략이 `프리미엄`이라는 반전 카드였다. 출시 모델과 가격대를 다양화해 무리하게 판매 대수를 늘리기보다는 프리미엄이라는 확실한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익성이 낮은 중저가 시장보다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에 역량을 모았다.

세계 TV 시장 움직임도 프리미엄에 집중해야 하는 근거를 보여 줬다. TV 시장의 역성장에도 초고화질(UHD) TV 출하량은 2014년 1168만대에서 2015년 3188만대로 173%나 증가했다. IHS는 올해 금액 기준으로 UHD TV 시장 점유율이 49.0%까지 상승, 기존의 대세이던 풀HD TV 36.6%를 10%포인트 이상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전략을 펼친 결과는 성공이었다. 올해 1분기에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대폭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VD사업부의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1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1분기에 매출 4조3334억원, 영업이익 335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성수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도 207%나 늘었다. 영업이익의 상승 배경으로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원가 경쟁력 개선이 꼽힌다.

양사 모두 2분기의 TV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가 인정한 프리미엄 TV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독보하는 화질을 비롯해 다양한 스마트 기능, 향상된 사용자경험(UX) 등 모든 면에서 최고 기술 및 서비스를 갖췄기 때문이다. 양사 대표 제품인 삼성전자 `SUHD TV`와 LG전자 `올레드TV`는 세계 최고 TV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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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해 선보인 울트라 올레드 TV 3개 시리즈.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가 최근 미국에 출시된 204개 TV 제품을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개 제품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개를 휩쓸었다. LG전자 울트라 올레드 TV `OLED55E6`는 TV 제품 평가 사상 최고점인 84점으로 1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최고점인 81점을 기록한 LG 울트라 올레드 TV(65EF9500)와 삼성 SUHD TV(UN65JS9500)는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상위 10개 제품에는 LG전자 5개, 삼성전자 4개 제품이 포함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하면 소니 TV가 유일하게 5위에 올랐다.

이에 앞서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에서 삼성전자 SUHD-TV와 LG전자 울트라 올레드TV는 최고혁신상을 공동 수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TV 시장 정체와 별개로 UHD, 50인치 이상 대면적 등 프리미엄 TV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을 합치면 70%가 넘을 정도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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