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고객 중심 경영을 외치는 A전자 회사. 최근 야심 차게 준비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다양한 트렌드도 반영하고 고객이 좋아할 만한 여러 가지 기능도 넣었다. 이것을 출시만 하면 대박 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웬일인가. 고객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이 기능, 별로네” “저 기능이 굳이 왜 필요할까”라며 전혀 예상 밖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글로벌 컨설팅 전문 기업 엑센추어의 조사에 따르면 단지 기업 3%만이 진정한 고객 중심 경영을 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기업이 제대로 된 고객 중심 경영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매년 고객만족도 1위를 달성하며 진정한 고객 중심 경영을 펼치는 곳이 있다. 바로 미국 인터넷 종합쇼핑몰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어떤 문제든 고객 요구에 초점을 맞춰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고객 중심 경영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아이디어를 내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단계에서 항상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다. 아마존의 비결,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아마존은 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때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디어를 문장으로 풀어서 작성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려 보고서 6쪽을 꽉꽉 채워서. 보고서에는 고객에게 더 좋은 경험을 주기 위해 풀어야 할 문제점,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결론, 그것이 기존 방법과 어떻게 같거나 다른지와 이 해결책이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줄지가 꼭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위해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장장 보고서 6쪽에 걸쳐서 풀어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직원은 자연스럽게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둘째 아마존은 아이디어를 선정할 때도 간부 회의실에 `빈 의자`를 가져다 놓는 등 항상 고객을 떠올리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저스는 빈 의자를 가리키며 “이 자리는 `이 방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인 고객의 자리”라고 말하고 회의를 시작한다.
이렇게 의자 하나 달랑 가져다 놓은 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놀랍게도 그렇다. 모든 참석자가 그 빈 의자에 정말 고객이 앉아 있다고 생각하고 정중한 자세와 목소리로 회의에 임하는 것이다. 또 `빈 의자`를 볼 때마다 고객을 떠올리게 돼 자연스럽게 고객을 생각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돈을 더 받을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고객이 돈을 더 적게 낼 수 있을까`처럼. 최근에는 `빈 의자`에 고객 역할을 맡은 직원이 앉는다. 이들은 아마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전에 체험한 후 회의에 참석, 개선해야 할 점을 알려 준다. 또 중간관리 회의에서는 고객 중심이 아닌 의사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처럼 고객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는 결정을 거르는 것이다.
셋째 실행 단계에서도 `고객 의견`에 모든 직원으로 하여금 귀를 쫑긋 세우도록 하는 등 고객을 최우선으로 둔다. 예를 들어 고객센터 직원들은 매주 `고객의 목소리(WOCAS:What Our Customers Are Saying)` 시간을 가진다. 지난 한 주 동안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한 고객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을 리포트로 작성, 다른 부서에도 나눠 준다. 이게 모든 직원이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 하고 어떤 점을 개선하기 원하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건 고객이 넌지시 원클릭 결제 서비스(배송지, 결제 방식, 개인 정보 등 데이터를 저장해 두고 물건을 살 때마다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에 대해 언급했다. 원클릭 결제 서비스가 편하지만 배송지나 결제 방식을 바꿀 때 정보를 재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고객센터 직원은 이 내용을 `고객의 목소리` 시간에 공유했다. 그리고 즉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 팀을 꾸려서 두 달 만에 고객 불편함을 완벽하게 해결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항상 고객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아마존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확실히 성공했다. `훌륭한 고객 서비스를 주는 완벽한 기업`이라고 불릴 만큼 매년 고객만족도 1위를 달성하고 있고, 설립된 지 20년 만에 매출 104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에서 1위 자리를 지속해서 독보하고 있다.
▲오늘의 아이디어
`고객 중심`을 외치지만 정작 의사결정에선 그걸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첫째 아이디어를 낼 때부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쭉 풀어 보라. 둘째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에도 고객을 떠올리도록 장치를 마련하라. 마지막으로 이렇게 결정된 아이디어를 실행할 때는 모든 직원이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다음 의사결정에 즉시 반영하도록 하라.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마존처럼 우리 회사도 눈부시게 성장할 것이다.
정리=배윤정 IGM 글로벌 비즈킷 해외사업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