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가 계열사 혜택을 묶은 `통합 멤버십`을 속속 상용화한다. 하반기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을 한데 아우르는 멤버십 통합 포인트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그룹 하나멤버스가 경쟁 촉발의 화살을 당겼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등이 통합멤버십 포인트 서비스를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KB금융지주는 은행, 카드, 보험 등을 통합한 멤버십 포인트를 하반기 목표로 개발 중이다. 지주 테스크포스에서 개발에 착수했고 은행뿐 아니라 카드,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강력한 통합 포인트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 고객 이탈 방지 방안으로 최근 금융계열사를 묶은 통합 포인트가 대세”라며 “향후 OK캐시백 같은 포인트 회사와 연계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내달 1일 은행과 카드 혜택을 통합한 `우리멤버스`를 선보인다.
우리멤버스 쌓이는 포인트를 `위비 꿀머니`로 수수료나 대출이자 납입 등에 사용할 수 있다. 1만원 이상 포인트를 적립하면 현금인출기를 통해 현금으로 직접 바꿀 수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위비뱅크와 연계해 차별화한 통합 포인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도 하반기 모든 계열사의 포인트를 통합한다. 일부 계열사끼리 포인트를 공동으로 활용한 적은 있지만, 모든 계열사를 대상으로 포인트를 통합하는 건 처음으로 유통회사와 포인트 교환으로 확장도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 모든 계열사 포인트를 통합해 쓸 수 있는 통합 포인트를 올해 하반기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과거 일부 계열사가 포인트 통합을 시도한 바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카드 모집과 마이신한포인트를 연계, 증권사 상품 수수료 결제 등을 했다. 또 신한카드는 신한생명과 연계해 포인트로 보험료 결제, 올댓서비스(신한카드 전용 쇼핑몰)를 통한 생명보험 상품 판매 및 신한카드 홈페이지에 보험상품 홍보했다.
모든 계열사 통합 포인트는 이번이 처음으로, 포인트 사용처와 방식 다각화로 고객 확장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신한금융은 이미 시장에서 자리 잡은 신한카드 마이신한포인트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마이 신한포인트 고객이 이미 180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계열사 통합 포인트로 전환할 경우 파급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른 유통회사 포인트와 교환해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가장 먼저 통합 포인트를 선보인 하나금융지주는 타 지주사가 경쟁적으로 통합 포인트를 상용화하자 하나멤버스 고도화 작업을 추진한다. 이달까지 500만 고객을 목표로 최근 페이코 등 이종 포인트 스왑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이달 하나멤버스 사용자가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안에 이종 포인트 약 500여 곳과 제휴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