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방송 View] tvN 10주년 시상식, 공로상 안주면 섭섭한 시즌제 작품 ‘TO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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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M 제공

케이블방송 tvN이 개국 10주년을 맞아 10월9일 처음으로 시상식을 개최한다. 10주년 기념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시상식에서는 그동안 tvN을 빛낸 작품과 배우들이 재조명 될 예정이다.

tvN 관계자는 “시상식 계획이 있는 건 맞지만 개국 10주년 기념 페스티벌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아무런 플랜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이라는 상징성과 예전부터 tvN 시상식 개최를 주장하던 시청자들의 열망으로 인해 벌써부터 시상식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tvN이 대세 채널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한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들이 눈길을 끈다. 여러 차례의 시즌을 거치며 tvN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작품들이 이번 시상식에서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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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돼먹은 영애씨’

지난 2007년 4월 첫 방송을 시작한 ‘막돼먹은 영애씨’는 10년 가까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장수 드라마다. 지난해까지 총 14시즌이 전파를 탔으며, 10월에는 열다섯 번째 시즌이 방송될 예정이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노처녀 캐릭터 이영애(김현숙 분)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현실을 담은 드라마다. 극 중 일과 사랑을 동시에 얻기 위해 고군분투를 펼치는 이영애의 모습은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지상파와 케이블을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시즌제 드라마다. tvN이 최근 다수의 웰메이드(Well-made) 작품을 계속 배출할 수 있는 것도 ‘막돼먹은 영애씨’가 개국 초기부터 tvN 드라마의 초석을 다져놓은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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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 시리즈

최근 뜨거웠던 대한민국의 복고 열풍의 중심에는 ‘응답하라’ 시리즈가 있었다. 지난 2012년 7월 첫 방송한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응답하라 1994’와 ‘응답하라 1988’까지 세 작품 모두 큰 인기를 모았다.

KBS 예능국에서부터 호흡을 맞춰온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의기투합해 탄생시킨 ‘응답하라’ 시리즈는 그때 그 시절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리얼한 고증과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신인 배우들을 선봉에 과감하게 세우면서 스타 등용문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했다. 걸그룹 에이핑크 정은지를 비롯해 배우 신소율, 정우, 유연석, 손호준, 류혜영, 박보검, 류준열, 이동휘, 걸스데이 혜리 등이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한 후 스타덤에 올랐다.

또, ‘응답하라’ 시리즈는 tvN 역사상 전무후무한 시청률을 남겼다. 지난 1월 방송한 ‘응답하라 1988’ 최종회는 유료 플랫폼(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가구 평균 시청률 19.6%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tvN은 물론이고 역대 케이블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 시청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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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 할배’

tvN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냈다. 그 중심에는 KBS에서 CJ E&M으로 이적한 나영석 PD가 있었다.

나 PD가 tvN에서 첫 메가폰을 잡은 예능은 ‘꽃보다 할배’였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4명의 원로 배우와 짐꾼 이서진이 만들어낸 케미 및 아름다운 여행지의 전경 등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배낭여행을 떠난 건 할배들뿐만 아니었다. 젊은 남자 연예인들의 패기와 끈끈한 동료애가 돋보였던 ‘꽃보다 청춘’ 시리즈, 중년 여배우들의 크로아티아 여행기가 담긴 ‘꽃보다 누나’ 또한 ‘꽃보다 할배’ 못지않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꽃보다 할배’는 시청률뿐만 아니라 수익 측면에서도 tvN에 큰 공헌을 했다. ‘꽃보다 할배’ 1화와 2화의 다시보기 서비스 전 플랫폼 매출 합계 금액만 2억 원이 넘었고, 중국은 물론 미국 지상파방송에 프로그램 포맷을 수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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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시세끼’

나 PD의 또 다른 히트작 ‘삼시세끼’는 지난 2014년 10월 첫 방송한 정선 편부터 시즌제로 꾸준히 시청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삼시세끼’는 도시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을 잠시 잊게 해주는 힐링 예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서진, 차승원, 유해진 등 스타 배우들이 농촌과 어촌에서 농사를 짓거나 낚시를 하며 자급자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은 기존 예능과는 차별화되는 면이 있었다.

이런 개성들이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삼시세끼’를 대세 예능으로 만들었다. 자극적인 코드가 많은 예능프로그램 사이에서 ‘삼시세끼’는 소소하고 편안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tvN 입장에서도 ‘삼시세끼’는 복덩이다.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일명 ‘저비용 고효율’ 프로그램이다. 7월1일부터 새 시즌 고창편이 방송될 예정이며, 이번 시즌 참여가 불투명했던 유해진까지 극적으로 합류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