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급부상한 웨어러블 기기 관련 우리나라 시험인증을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인증 항목과 기관별로 분산된 관련 인증 기반을 재정비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세계적으로 웨어러블 기기 표준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선제적 표준인증을 발굴해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아직 통합된 웨어러블 제품 시험인증 서비스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어러블 제품 시험인증 서비스는 △전기전자·전자파 △통신 △소재·부품 등으로 관련 항목을 나눠 진행하는 실정이다. 또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한국산업기술시험연구원(KT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FITI 시험연구원이 관련 시험인증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 활용도는 낮다.
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 관련 표준이 아직은 제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대기업도 밴드형 웨어러블 제품을 출시하지만 외부 시험인증기관에서 인증을 받지 않고 자체 인증을 할 정도”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웨어러블 기기 시험인증에 관한 국제 표준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올 10월 웨어러블 디바이스 표준화에 관한 국제표준화기구(ISO)/표준개발위원회(TC)가 설립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웨어러블 기기 국제표준 제정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된다는 의미다.
최재석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융복합센터장은 “우리나라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지난해 TC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면서 “웨어러블 기기 안정성, 유해성, 제품 내구성 등을 기준으로 표준 설립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 시험인증기관은 일찌감치 웨어러블 제품 시험인증 서비스를 선보였다.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티유브이 슈드(TUV SUD)는 지난 2월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트래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시험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VR고글 등으로 시험인증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유엘 제팬(UL JAPAN)도 웨어러블 제품 맞춤형 검증·테스트·자문 등을 포함한 제품인증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시험인증기관 웨어러블 제품 인증은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이 기관들 공신력이 워낙 커 파급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시험인증에 따른 안정성 보장이 시장 성장 핵심으로 꼽힌다. 장시간 착용에 따른 기기 특성을 감안, 착용에 따른 불쾌감·신체적 피로를 최소화하고 전원·전자파 등에 대한 안전성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액세서리형 기기를 넘어 패치·의류 형태인 의류일체형 웨어러블 기기, 신체부착·생체이식형 웨어러블 기기가 나오면 관련 시험인증 산업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선제적 표준화와 신규 영역 발굴로 시장 성장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표원은 올해 유망시험인증 서비스 사업 일환으로 `스마트밴드 성능 및 안전성 시험인증 서비스` 과제를 추진한다. ISO 등 국제표준 제정에도 의견을 낼 예정이다. 하지만 예산부족, 밴드형 기기에 국한된 지원으로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남하욱 국가기술표준원 시험인증정책과 연구관은 “해당 사업은 시범사업인데, 아직 국내에는 상용화된 웨어러블 제품도 많지 않다”면서 “미래부와 산업부가 추진하는 웨어러블 산업 육성에 발 맞춰 제품이 나오면 시험인증 서비스 사업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