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증강현실(VR·AR)은 분명히 일반 대중 산업으로 성장하리라 확신합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이 얼마나 빨리 발전하느냐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스포츠, 의료, 게임,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하는 날을 기대합니다.”
김보은 라온텍 대표는 VR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미래 분야와 현재 응용 사례를 설명하며 높은 성장성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VR·AR용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관심이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라온텍도 그동안 개발해온 제품과 기술을 세계 시장에 활발히 알리고 있다.
라온텍은 DMB용 칩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이다. 기존에 보유한 영상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을 시작했다. 라온텍은 유리 기판이 아닌 반도체용 웨이퍼 위에 액정을 올려 영상을 구현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가 아직 1000ppi 이하 집적도에 그치지만 LCD 기반은 3000~4000ppi 수준이 가능하다.
2개 디스플레이에 각각 타이밍컨트롤러(TCON)가 필요한 기존 구조를 1개 칩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여기에 광학계까지 더해 VR 기기 핵심 부품을 모듈화했다. 전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설계·제어하고 크기는 최소화할 수 있는게 강점이다.
김보은 대표는 드론 레이싱 인기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상용 시장으로 부상한 드론용 HMD인 FPV(1인칭 뷰)를 예로 들며 VR 성장 가능성을 기대했다. 두바이에서 개최한 `월드 드론프리(World Drone Prix)`는 총 상금 100만달러(약 11억7500만원)를 내걸 정도로 성대하게 열렸다. 드론 레이싱은 조종사가 HMD를 쓰고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저공 비행시키며 각종 장애물을 통과하는 스포츠다. 박진감 넘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게 매력이다. 자동차 레이싱 못지않은 대중 스포츠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드론 레이싱 사례처럼 아직 VR 시장은 상당히 초기 단계지만 일부 대중에 보급되기 시작했다”며 “무거운 HMD가 아닌 안경 형태로 가볍게 쓰고 벗을 수 있고 VR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라온텍 기술을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온텍은 올해 4000ppi 수준의 풀HD 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에는 4000ppi 이상의 UHD 해상도 제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오는 2018년까지 8K 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게 목표다.
김 대표는 “큰 화면을 얻으려면 디스플레이 크기도 커져야 하는데 광학계도 함께 커져서 전체 VR 기기가 두꺼워지고 커지는게 단점”이라며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0.5~1인치 내외로 유지하면서 더 가볍고 얇게 만드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올 연말부터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매출도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라온텍 제품을 탑재한 HMD가 상용화를 앞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금보다 더 큰 화면과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내년 VR 기기에서 선보일 계획”이라며 “미국과 중국 등에서 VR 기기를 개발하는 기업이 상당히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