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과 계열사인 하나아이앤에스가 자체 기술력으로 하나·외환은행간 전산통합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통상 2년 이상이 걸리는 은행간 통합 전산시스템을 9개월 만에 성공률 99%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단 기간이라는 신기록 외에도 100%에 가까운 안정적 통합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13일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전산통합 본이행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금융권 최고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날 KEB하나은행은 을지로 본점에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함영주 은행장, 노조위원장,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원 뱅크 뉴스타트` 선언식을 열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성공적인 전산통합으로 진정한 원뱅크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며 “통합 시너지를 본격화하고 영업 경쟁력을 강화해 외형뿐만 아니라 내실을 갖춘 진정한 리딩뱅크로서 대한민국 일등을 넘어 글로벌 일류은행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산통합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고객은 933개 영업점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돼 은행 접근성 및 이용 편리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두 은행 간 전산통합으로 KEB하나은행은 3년간 약 1500억원의 전산투자 비용이 절감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동일지역 내 근접 중복점포 47개를 연내에 통폐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점포 통합으로 통합구매 등으로 3년간 약 300억원 규모의 중복 비용도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산통합은 외부 주사업자 없이 하나금융 관계사인 `하나아이앤에스` 주도로 진행됐다. 이런 방식으로 전산통합이 진행된 건 금융권에서 처음이라고 하나은행은 설명했다.
작년 9월 1일 통합은행 출범에 맞춰 본격적인 전산통합 작업에 지난 2월말까지 통합테스트 2회, 시범테스트 1회를 실시했고, 5월말까지 3차례에 걸린 전 영업점 테스트를 완료했다. 성공률 99.8%라는 통합 성공률을 기록했고 참여인원만 2만7000여명에 달했다.
은행의 일반 전산 통합이 시스템통합(SI)업체 등 외부 주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반면 KEB하나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외부 주사업자 없이 관계사가 주도해 은행 내부 협력으로 진행됐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작년 4월부터 착수한 하나금융투자의 차세대시스템 구축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인천 청라국제도시 하나드림타운 조성의 주사업자로 그룹 관계사의 모든 IT 인프라가 집적될 그룹 통합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하나·외환 직원 간 교차발령 및 노하우 공유를 통해 자산관리와 외국환 분야 시너지 확대를 전사적으로 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통합은행의 혜택을 담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전산통합으로 보류됐던 온라인 전용상품 출시 및 비대면 채널의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비대면 채널인 원큐뱅크, 원큐 트랜스퍼 서비스를 확대한다.
전산통합 이후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중국현지법인 2개, 인도네시아현지법인 6개의 지점을 연내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며, 멕시코사무소의 현지법인 전환, 인도 구르가온지점 개설, 필리핀 저축은행 인수 등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표]KEB하나은행 전산통합 일지 (자료-KEB하나은행)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