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직장인들은 `불안한 미래`와 `높은 업무 강도 대비 낮은 연봉`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회사에 만족하나요`라는 질문에 `불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통틀어 59.4%(197명)에 이르렀다. 불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8.6%(128명)로 가장 많았다. `매우 불만`도 20.8%(69명)에 달했다. 반면에 `대체로 만족`은 36.2%(117명)를 기록했다. `매우 만족`은 5.4%(18명)에 그쳤다.
회사 생활에 만족한다는 답변보다 불만족하다는 답변이 우세한 것이다.
불만 요인으로는 불안한 미래를 꼽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 가운데 27.4%(54명)가 불안한 미래(업종과 회사의 위상 불안)를 불만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서 열악한 복지제도와 처우에 맞지 않는 연봉(26.4%), 높은 업무 강도와 잦은 야근(23.2%), 상사나 동료와의 불만족스러운 관계(17.3%) 등으로 나타났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불만은 `당신이 그리는 5년 후 회사의 모습은`이란 질문과 `당신이 그리는 5년 후 당신의 모습은`이란 질문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당신이 그리는 5년 후 회사의 모습은`이란 질문에는 응답자 33.4%(111명)가 `매출과 이익 하락 불가피`라고 답했다. 세 명 가운데 한 명꼴로 회사 미래를 불안하게 내다본 것이다. 26.6%(88명)는 `현재 상태 유지`를 꼽았다. 반면에 `매출과 이익 증가`라고 답한 긍정 답변은 36.2%(121명)에 그쳤다.
`당신이 그리는 5년 후 당신의 모습은`이란 질문에는 응답자의 52.7%가 `이직 또는 업무 전환`을 선택, 이직 또는 업무 변화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6.1%(17명)는 창업을 꼽았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판교테크노밸리 종사자들이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불안한 미래를 꼽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현재 근무하는 회사 내에서 일자리가 안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업무 강도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44.6%(148명)가 `8~10시간 근무`라고 답해 일반 직장인들과 유사한 모습을 나타냈다. 다만 `수시로 야근`(27.1%)과 `매일 야근에 주말 근무`(11.1%)도 많아 업무 강도가 높은 게 불만 요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됐다.
회사에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는 51.8%(172명)가 `월급 좀 올려 주세요`라고 답해 연봉 인상을 가장 많이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업무 조정 및 인력 채용`을 요구하는 답변도 23.8%(79명)에 달했다. 일부는 `자율 분위기`(14.5%)와 `회사 대외 이미지 강화`(3.3%)를 주문했다.
다니는 직장에 `대체로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도 많았다. 만족 이유로는 `자율 분위기`를 꼽는 응답이 40.7%(55명)로 가장 많았다. `만족스러운 복지와 회사 환경`(29.6%)과 `업무 만족`(20.7%)이라는 답변도 많았다.
다른 지역의 직장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도 있었다.
설문 결과를 접한 업계 관계자는 “블라인드는 익명을 전제로 회사 내부 얘기를 솔직히 털어놓을 만큼 불만의 목소리도 많은 공간인 점을 고려하면 회사 생활에 `만족`이 40%에 이른다는 것은 의외”라면서 “판교 기업이 다른 지역의 IT 기업에 비해 불만이 적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