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곤 탑코믹스 대표는 국내 유료 웹툰 시장을 주도하는 탑툰을 운영한다.
탑코믹스는 지난 2014년 유료 웹툰 서비스 `탑툰`을 시작해 지난해에만 연매출 200억원을 달성했다. 괄목한 만한 성장세다. 여기에는 대만, 일본 등 해외에서 거둔 매출 200만달러도 포함됐다.
김 대표는 3년 전만해도 그저 만화를 좋아하는 한 명의 독자에 불과했다. 사업 시작 당시 아는 만화가 한 명 없었고 사업 경험도 없었다.
김 대표는 “그런 상황에서 웹툰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인터넷 마케팅으로 얼마든지 좋은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가 사회에 첫 발을 디딜 때 직업은 프로그래머였다. 다니던 회사 사정으로 마케터 업무를 갑작스럽게 맡으면서 여러 마케팅 책을 섭렵했다. 닥치는 대로 읽었지만 피부에 와 닿는 책이 없었다. 그 때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더 골`의 저자 제프 콕스가 쓴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다.
책은 고대 이집트에서 최초로 돌바퀴를 발견한 맥스가 시장에 이를 내놓고 세계적인 회사가 될 때까지 과정을 보여준다.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등장해 소비자가 이를 받아들일 때까지 어떤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단계별로 필요한 마케팅 전략이 무엇인지 소설 형태로 풀어냈다.
김 대표는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는 고대 이집트에서 바퀴를 파는 이야기지만 현대에 웹툰을 디지털로 파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책은 사업 초기에 고객이 관심도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초기 성장기를 지나서 성숙기에 도달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경쟁자가 나타나서 경쟁이 심해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장이 포화된 경우에는 어떻게 변화와 혁신을 할 것인가? 등 혁신적인 아이템을 시장에서 어떻게 키워가는 게 적합한지 보여준다.
김 대표는 “웹툰도 종이가 발견된 이후에 수천년간 이어져 오던 만화라는 콘텐츠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 혁명과 결합해 만들어진 새로운 발명품”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 나와 있는 수천년전 만들어진 바퀴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 자체이지만 사업 시기에 맞춰서 적절한 마케팅 또한 해당 비즈니스에서 절대로 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탑툰의 올해 비전도 밝혔다.
김 대표는 “2014년 탑코믹스 설립 이후 지난해 두배 넘는 성장을 기록했고 올해도 2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뿐 아니라 K툰 열풍이 부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