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 독자 지문인식 IC 상용화…"글로벌 스마트폰 기업 공급 확정"

크루셜텍이 지문인식모듈 핵심 반도체칩(IC)을 자체 개발했다. 외부에서 조달하던 IC를 내재화하면서 핵심 기반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 지문인식모듈 패키징, 알고리즘, IC 기술이 있는 기업으로는 크루셜텍이 유일하다. 원가 절감, 수익성 개선, 시장 경쟁력 강화 등 복합 효과가 기대된다.

크루셜텍은 8일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지문인식 IC를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노무라증권 주최로 열린 투자 포럼(기업설명회)에서 임성재 크루셜텍 부사장은 “자체 지문인식 IC 개발을 완료하고 이달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임 부사장은 “하반기 2개 기업에 추가 5개 모델에도 공급한다”면서 “지문인식 IC 사업을 이제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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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셜텍이 지문인식 IC 사업을 공식화했다. 임성재 부사장이 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투자 포럼에서 지문인식 IC 상용화를 발표하고 있다(제공: 크루셜텍).

크루셜텍이 지문인식 IC를 내놓는 건 처음이다. 회사는 그동안 스웨덴 핑거프린트카드(FPC)에서 IC를 공급받았다. IC를 토대로 지문인식모듈을 만든 후 스마트폰 회사에 공급, 지난해 매출 2600억원으로 이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 됐다.

지문인식모듈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등에서 지문을 인식해 사용자를 확인하는 부품이다. 지문 모양을 센싱하는 것이 바로 지문인식 IC다.

세계 지문인식 시장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 지난해 IC만 6억3060만달러(약 73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크루셜텍은 그동안 모듈을 만드는 사업에 주력했다. 지난 4년 동안 약 400억원을 투자, 알고리즘을 먼저 상용화했다. 마지막 남은 IC까지 이번에 개발했다.

IC는 노르웨이 반도체 설계 기업 아이덱스(IDEX)와 함께 개발했다. 하지만 크루셜텍 기술이 대부분 적용됐다. 기술 기여도가 높아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는 “하반기를 시작으로 내년 IC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C가 지문인식모듈에서 차지하는 가격 비중은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셜텍은 이번 IC 내재화로 원가 절감 효과와 동시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FPC는 지문인식 IC를 판매, 지난해 약 37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미국 시냅틱스는 삼성전자에 IC를 공급하면서 지난 2015년 한 해 3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연간 7000억원이 넘는 시장에 크루셜텍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임성재 부사장은 “IC를 본격 양산하게 되면 관련 기술을 수직 계열화할 수 있다”면서 “지문인식 시장에서 경쟁력 제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루셜텍은 2013년 이래 16개 글로벌 고객사 57개 모델에 지문인식모듈을 공급했다. 그 결과 2014년 73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6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도 2014년 손실에서 지난해 143억원으로 향상됐다. 지문인식 기술로 성장 궤도를 본격 그리는 모습이다.


싱가포르=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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