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텐센트 마화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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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를 창업한 마화텅 이야기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인터넷 및 게임서비스 업체다.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WeChat)`과 인터넷메시지(IM) `QQ`로 13억 중국인을 사로잡았다. 바이두,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인터넷 3강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멤버다. `위챗` 사용자는 3월 현재 7억6200만명에 달한다. 중국 인구 절반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텐센트 로고는 펭귄이다. `펭귄 제국`을 건설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는 알리바바가 가장 유명하지만 텐센트는 중국 기업 중 처음으로 시총 1000억달러를 돌파한 기업이다. 책은 마화텅이 텐센트를 창업한 배경과 텐센트를 세계적 인터넷 기업으로 키우면서 겪은 눈물과 땀, 영광과 좌절을 담았다.

마화텅은 어릴적 집안 형편이 넉넉했다. 아버지가 회계 담당 고위 공무원이었다. 청소년 시절 그의 꿈은 천문학자였다. 총총한 밤하늘에 사로잡힌 `별과 우주 소년`이었다. 하지만 천문학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 진로를 컴퓨터쪽으로 바꿨고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선전대학에 들어갔다.

컴퓨터는 당시 선전대학에서 가장 인기있는 과목이었다. 대학 시절 그는 `컴퓨터 도사`였다. 전산실 담당 교수조차 마화텅에 배울 정도였다. 졸업작품으로 주식분석 소프트웨어(SW)를 만들어 당시 거금인 5만위안에 팔기도 했다.

졸업 후 룬쉰이라는 통신회사에서 5년간 근무하고 1998년 11월 텐센트(텐센트컴퓨터시스템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50만위안이었다. 설립 당시에는 대학 동기와 합쳐 2명만 있었고 얼마후 3명이 추가로 합류, 창업자가 5명이 됐다. 다른 스타트업처럼 `초기 텐센트`는 초라했다. 창업자들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고 사무실 쇼파에서 자는 게 일상이었다. 불안정한 나날이 계속됐고 매일 초초함을 떨칠 수 없었다. 마화텅 등은 창업이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느끼며 한숨을 쉬곤 했다. 영업과 마케팅을 잘 모르던 엔지니어 창업자들은 통신사에서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힘들여 개발해도 영업에 실패, 좌절감과 패배감에 빠져들곤 했다. 그때마다 힘을 준 건 동료들이었다. “계속 시도하다보면 결국 우리를 원하는 곳이 있을 거야”라며 서로를 격려했다.

1999년 2월 11일은 텐센트로서는 잊지못할 날이다. 현재 QQ 원조인 인스턴트메시징(IM) 서비스 `QICQ`를 선보인 날이기 때문이다. 당시 `QICQ`는 특별한 기능이 없는 ICQ(이스라엘이 만든 세계 첫 IM으로 후에 AOL이 인수)의 중국어판이었다. 이 때문에 텐센트는 오랫동안 카피캣(Copycat)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네티즌 관심도 끌지 못했다. 하지만 QICQ는 ICQ에 없는 `무기`가 있었다. 사용자가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친구에게 메시지를 남기거나, 사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추가했다.

독특한 홍보 효과도 주효했다. 신문이나 TV 등에 홍보할 돈이 없었던 마화텅은 대학 온라인게시판(BBS)에 QICQ를 소개, 대학가를 공략했다. 당시 중국은 인터넷 보급 속도가 느려 주 사용층은 대부분이 대학생이었다. 또 다른 공략처는 PC방이었다. 일반 가정에 PC가 있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PC방 컴퓨터에 기본으로 설치하는 소프트웨어에 QICQ를 끼워넣었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QICQ는 점차 네티즌 눈길을 사로잡았다. 1999년 11월 QICQ 사용자가 100만까지 치솟았다. 2000년 4월에는 500만명을 돌파했고 2001년말에는 9000만명을 넘었다. 단 3년 만에 사용자가 제로(0)에서 9000만명이 된 것이다. 태클도 들어왔다. 텐센트 성장에 놀란 AOL이 2000년 3월 3일 미국 법원에 상표권 소송을 냈고 텐센트가 패배했다.

2001년 3월 25일 역시 텐센트로서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상표권 분쟁을 피하기 위해 새 버전을 내놓으며 QICQ 대신 `QQ`라는 명칭을 처음으로 썼다. 오늘날의 QQ가 탄생한 것이다. 반응도 좋았다. 사용자가 늘면서 QQ는 어느새 중국 네티즌의 필수 IM으로 자리잡았다. QQ는 가입자 증가와 함께 텐센트에 또 다른 고민을 안겼다. 서버 등 운영비가 덩달아 증가했다. 수익이 없어 자본금만 까먹고 있던 텐센트로서는 심각한 문제였다. 급기야 마화텅은 QQ를 매각하기로 하고 동분서주 했지만 번번히 거절당했다. 사람들이 QQ 진가를 못알아 본 것이다. 매각 대신 투자 유치에 성공한 마화텅은 2004년 6월 16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텐센트를 상장, 단번에 62억2000만 홍콩달러를 마련했다.

책에서 마화텅은 성공 요인으로 일에 대한 사랑과 몰입을 든다. “나는 살면서 일 외에 다른 것에는 흥미를 느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어떤 일에 관심이 생기면 몰입합니다. 몰입이야 말로 전진하는 동력입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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