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 경제 전반이 다소 부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생산 관련 지표의 부진이 심화하면서 경기 전반이 다소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수출 부진이 심화하면서 경제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라고 KDI는 보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6.0% 감소했다. 전월(-11.2%)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으나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출이 뒷걸음질 치면서 4월 중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전월(2.4%)보다 낮은 0.8%에 그쳤다.
서비스업생산은 2.1% 늘어 전월(2.6%)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고 광공업생산은 2.8% 줄어 전월(-0.6%)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0%를 기록, 2009년 3월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나마 소비와 일부 투자 지표가 경기 둔화를 완충하고 있다고 KDI는 판단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4월 중 4.2% 늘어 전월(5.7%)에 이어 양호한 증가세를 지속했다.
건설투자에서는 건설기성이 16.1%, 건설수주가 18.0% 늘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2.7% 감소하며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에서 비중이 큰 기계류가 9.8% 줄어드는 등 전월(-12.3%)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세인 점, 국내기계수주가 4월 중 28.2%나 감소한 점에 비춰볼 때 설비투자가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고 KDI는 전망했다.
수출도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브라질, 중국, 인도 등 주요 신흥국의 경기선행지수가 99.3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을 보이는 데다 물량 기준 세계교역량도 0% 내외의 증가세에 머물러 있어서다.
KDI는 “미국 금리 인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수출 여건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