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동북아 평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반 총장은 26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더 이상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고 싶다”며 “한반도에서 갈등이 고조되면 동북아, 그 너머 지역까지 어둠의 그림자가 깔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인적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여하고 싶다”며 “남북 간 우호적 관계는 평화를 영구화하는 데 있어 전체 지역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필요성도 잊지 않았다.
반 총장은 “북한은 최근 대단히 우려스러운 행동을 취한 바 있다”면서 “(안보리) 결의가 온전하게 이행됐을 때 한반도 비핵화가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 세계는 단호한 입장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 안보에도 저해될 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상처만 입힐 뿐”이라면서 “북한 군사비 지출은 대단히 높은 수준이지만 북한 어린이들은 필요한 것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고, 인권을 체계적으로 침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마치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27일 밤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반 총장은 전날 방한 후 첫 일정으로 열린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과 간담회에서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기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면서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여당은 반색을, 야당은 비판하며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