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SBS·MBC 등 방송사와 자동차 제조업체가 `표준화질(SD)급 DMB` 종료를 앞두고 잡음을 내고 있다. 방송사는 DMB와 관련해 기존 SD DMB 송출기간을 내년 8월로 한정한 반면에 자동차 제조업계는 앞으로 10년간 SD DMB 방송 송출을 유지해 달라며 맞서고 있다. 8월 HD DMB 서비스를 앞두고 기존 SD DMB 송출 기간이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올랐다.
지상파DMB 서비스는 비용 문제로 내년 8월 SD DMB 방송 송출을 종료한다. HD DMB를 송출하면서 기존 SD DMB를 유지할 비용이 없기 때문이다. 지상파DMB 광고 수익은 해마다 감소추세다. 지상파DMB는 광고 수익이 정점을 찍었던 2011년 237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광고매출은 8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2013년 기준 중소 DMB 3사(YTN DMB, 한국DMB, U1미디어) 누적 적자액은 약 800억원이다. 지상파DMB 관계자는 “지금도 DMB는 적자인데 SD와 HD DMB를 동시에 오랫동안 유지할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제조업계는 10년간 SD급 DMB를 송출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에서는 짧은 기간 HD DMB 업그레이드가 힘들기 때문에 기존 SD DMB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상파DMB를 탑재한 국내 차량 대수는 210만 여대이며, 수입차까지 포함하면 300만~400만대로 추산 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자동차는 휴대폰과 달리 HD DMB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CPU, 셋톱박스, 메인보드 교체 등 다양한 부품을 업그레이드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자동차 단말기는 단기간에 업그레이드가 어렵기 때문에 최소한 10년은 SD급 DMB를 유지해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고객이 완성차 업체에 고쳐달라고 불만을 제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상파DMB 업체와 자동차 제조업계는 최근 이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으나 협상은 결렬됐다. 지상파DMB 측은 SD DMB 송출 기간을 늘리는 대신 일정 비용을 자동차업계에 요구했다. 자동차 업계는 지상파DMB 측이 요구한 금액이 너무 높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소비자 민원도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도 지상파 DMB 이용자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SD 화질에도 지난해 영상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순위에서 DMB는 유튜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DMB 순이용자는 1021만명이다.
지상파DMB는 오는 8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HD DMB 방송을 확대한다. HD DMB는 기존 SD DMB보다 화질이 12배 좋다. 지상파DMB는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저화질을 HD로 업그레이드해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HD DMB 방송이 가능하게 된 것은 지난해 기술 표준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지상파DMB 비디오 코덱은 지난해 12월 기존 H.264에서 H.265로 바뀌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