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병역특례 폐지만이 답인가

저출산·고령화 덫이 군부대까지 덮쳤다. 군에 입대할 수 있는 남성이 줄면서 병역특례를 폐지해 현역자원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병역특례 폐지와 같은 극단적 선택보다는 인구학적 흐름에 맞춘 병력자원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방부는 2020년부터는 병력 활용자원인 20세 남성이 2만~3만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 병역특례 규모가 연간 1만5000~1만7000명이다. 의무경찰, 의무소방원 등 전환복무요원까지 합치면 연간 2만8000명 수준이다. 이를 현역으로 전환해 부족 병력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병역특례 폐지보다는 군부대 현대화, 효율적 부대 재배치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부족한 병력 `확보`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주장이다.

군 현대화는 무기체계 고도화를 통한 정예군사 양성과 전투임무 집중을 위한 국방운영 개선을 포함한다. 재래식 무기를 첨단화하고, 훈련을 통한 전투력을 높여 부족한 병력을 대체한다.

비무장지대(DMZ) 소초(GP)를 시작으로 전방에 확산한 열영상 CCTV 설치 사업이 대표적이다. 국방부는 2006년부터 전방 경계 초소를 중심으로 야간에도 적군 움직임을 감지하는 열영상 CCTV를 구축했다. 장병이 일일이 경계근무를 서는 것에서 모니터를 통한 통합 경계가 가능하다. 2014년까지 11개 부대가 해체됐다. 첨단 기계로 병력 수요를 대체했다.

국방기관 출신 관계자는 “CCTV를 통한 경계근무 등 재래식 군부대를 현대화 할 경우 병력 부족일 상당수 해소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병 수 감소에 따른 지휘관 수 동반 축소, 각종 방산 비리 등으로 좀처럼 확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투임무 외 기타 작업은 민간에 이양해 정예화할 필요도 있다. 국방운영 효율성 향상을 위해 군수, 시설관리, 교육훈련 등 비전투 분야를 민간 자원으로 대체한다. 실제 국방부는 `민간개방 기본계획`을 수립해 2019년까지 전투근무지원 분야에서 현역 2500명을 전투위치로 재배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투병력 확보 차원에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부대 배치 효율성을 높여 부족한 병력자원을 해소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현 부대 배치는 6·25전쟁 후 북한이 주로 침공한 루트를 중심으로 사단급 병력이 중첩 배치됐다. 군사적 환경 변화를 고려해 병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경우 병력 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남성에 초점을 맞춘 병역자원을 여군 확대로 눈을 돌릴 필요도 있다. 현재 여군 비율은 약 1.5% 정도다. 국방부도 부족한 병역자원을 확대하기 위해 2020년까지 군 조직 내 여군 비율을 장교 7%, 부사관 5%까지 확대키로 했다. 신체검사 현역 판정 기준도 완화해 현역병 규모를 유지한다.

관건은 예산이다. 첨단 무기 도입, 부대 재배치, 여군 확대 등 전 영역에서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군 관계자는 “대안으로 제시된 다양한 방안은 국방부에서도 수년간 검토했지만 예산 문제로 추진이 어려웠다”며 “군 사업은 군사적 상황에 따라 급변할 수 있어 단시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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