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발매된 가수 정준일의 ‘안아줘’가 음원차트에 재등장했다. 지난 7일 MBC ‘우리 결혼했어요4’에서 육성재가 부른 이후로 음원차트에 재진입한 ‘안아줘’는 12일째 실시간 음원차트에 안착 중이다. 특히 자정이 지나면 ‘안아줘’는 기다렸다는 듯 차트 순위를 뛰어오른다. 정준일은 새벽에 강한 뮤지션이었다.
정준일은 2009년 기타리스트 임헌일, 드러머 이현재와 함께 밴드 메이트로 활동했다. 정준일은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을 담당했고 감성적인 곡 분위기와 더불어 록 적인 사운드의 균형을 맞추며 메이트의 색깔을 만들어냈다.
2011년 11월 정준일은 입대를 앞두고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안아줘’는 정준일이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에 만든 곡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실적인 사정으로 인해 홈 레코딩 작업방식으로 작업해, 사운드적인 부분에 있어 100% 만족할 수 없었다.
또한 앨범 발매 이후 입대를 하게 돼, 특별한 홍보나 방송 활동 또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5년 만에 다시 음원차트에 등장했다. 5년 전에는 인디 차트에서만 볼 수 있던 곡이, 실시간 음원차트에 진입한 것이다.
비투비 멤버 육성재의 공이 컸다. 육성재는 지난 7일 MBC ‘우리 결혼했어요4 (이하 우결4)’에서 조이와 이별을 앞두고 ‘안아줘’를 불렀고, 방송 종료 후 실시간 음원차트에 재등장했다. ‘안아줘’는 8일 오전 현재(9시 기준) 엠넷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또한 벅스, 올레뮤직에서는 10위권 내 진입했다. .
19일인 현재까지 멜론 실시간, 일간, 주간차트 50위권 내 랭크 돼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하루에도 신곡이 수십 곡씩 쏟아지고 있는 현 재 차트 성적은 수도 없이 변동된다.
특히 ‘안아줘’는 지난 16일 새벽 2시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 9위까지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오전, 오후가 되면서 50위권으로 떨어졌지만, 늦은 밤이 되면 20위권까지 올라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자정에는 40위에서 28위까지 급상승했다. 육성재가 끌고, 정준일의 새벽감성이 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안아줘’의 애절한 가사와 정준일의 감성 보컬이 새벽 시간대의 리스너들의 감성을 자극시킨 것.
사실 ‘안아줘’는 발매 당시부터 인디 신에서 많이 알려진 정준일의 대표곡이다. 하지만 이 곡이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노출되며 새로운 리스너들이 유입되며, 5년이 지났음에도 좋은 노래는 시간이 지나도 빛을 발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과거 정준일은 2014년에 진행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중과 함께 시대를 살아가는 뮤지션으로 남고 싶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사람으로 남고, 제가 하는 음악이 대중적이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남긴 바 있다.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던 정준일의 바람처럼, 대중 속에 서서히 스며드는 뮤지션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