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홈플러스 가습기살균제 제조 책임자 첫 소환 조사 실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이 롯데마트·홈플러스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김모 용마산업사 대표를 16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용마산업사는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롯데마트·홈플러스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든 업체다.

1988년 설립해 액체구두약을 개발·판매해오다 표면광택제, 유리 세척제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검찰이 올 1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를 본격화한 이래 롯데마트·홈플러스 제품 제조 관계자가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두 유통사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게 된 배경과 제조 과정에서 유해성 검사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지만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2006년과 2004년 각각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해 총 41명(사망자 16명), 28명(12명)의 피해자를 냈다.

이 제품은 2000년 10월 출시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제품과 성분·용량이 거의 같다.

옥시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제조법을 베껴 유사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게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두 유통사는 제품 출시 전 국내외 컨설팅업체에 PHMG의 유해성 여부를 알아봐 달라고 의뢰했지만 별도 안전성 검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제품 안전성 검증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의사결정권이 있던 인물들을 조만간 잇따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제품 출시 당시 대표이사를 지낸 이철우(73) 전 롯데마트 대표와 이승한(70) 전 홈플러스 대표도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현재 출국 금지 상태이다.

검찰은 옥시 측에서 뒷돈을 받고 유리한 독성실험보고서를 써준 혐의(수뢰후 부정처사) 등으로 7일 구속한 서울대 수의대 조모(56) 교수의 1차 구속 기한이 만료됨에 따라 기한을 열흘 연장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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