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쓰고 남은 태양광발전 전력이 주변 아파트로 판매된다. 민간 빌딩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필요에 따라 팔 수 있다.
에너지 분야 생산자 겸 소비자가 될 수 있는 `에너지프로슈머` 영역이 확대된다. 지금까지 시범사업격으로 특정지역 주택 간 거래만 가능했던 것이 학교·빌딩 사업자도 주변 아파트 등에 전력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에너지프로슈머를 대형 태양광을 설치한 학교·상가·아파트 등으로 확대하는 2단계 사업을 16일부터 추진했다고 밝혔다.
2단계 프로슈머 첫 사례는 서울 동작구 상현초등학교와 중앙하이츠빌 아파트다. 상현초등학교는 91㎾ 태양광 설비에서 생산한 전기를 인근에 위치한 중앙하이츠빌 544세대에 판매한다. 이번 거래로 상현초는 월 전기요금의 최대 10%에 달하는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에너지프로슈머는 전력 생산과 소비를 함께하는 고객을 지칭하는 것으로 신재생에너지 등 자체 전력설비를 갖춘 소비자가 늘면서 부상하는 시장이다.
이번 2단계 사업은 시범적으로 시작했던 주택 간 전력거래(1단계:3월 시행)를 학교·상가 등도 할 수 있게끔 한 것이 핵심이다. 1단계 사업을 시작한지 불과 두 달 만에 적용 범위를 대형시설까지 확대한 셈이다.
그동안 태양광 등 중소규모 신재생 발전 설비를 가지고 있던 고객은 전기요금을 상계하고 남은 전력은 전력시장이나 한전을 이용해서 판매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제도 도입으로 대형 프로슈머 사업자는 한전과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바로 주변 아파트와 상가 등에도 전기를 팔 수 있다. 프로슈머의 전기를 사들인 아파트와 상가는 누진제 요금구간을 피하는 방법으로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프로슈머 거래 과정에서 한국전력은 중개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양자 간 수익과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정산한다. 프로슈머와 전기 구매자는 동일 배전망이 있어야 거래가 가능하다. 일정 지역 내에서의 발전과 소비 체계를 구축해 분산전원 틀을 만들기 위함이다.
정부는 1·2 단계 사업을 계속 확대하는 한편 프로슈머의 발전과 판매 겸업을 허용하는 3단계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태양광 설비 보급 확대와 대용량 사용자 누진제 부담 경감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7월부터는 소비자가 직접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신청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관련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자가용 태양광이 증가하면서 누진제 부담을 줄이는 대형 프로슈머 거래를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프로슈머 거래 모델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