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소자 물질로 각광받고 있는 이차원 나노 물질에서 전하 이동 원리가 한미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차원 나노 물질은 작은 원자가 한 겹으로 배열돼 있는 물질이다. 얇고 잘 휘면서 단단한 특성을 갖고 있어 트랜지스터는 물론이고 태양전지,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방준혁 연구장비개발사업단 스핀공학물리연구팀 선임연구원이 접합된 서로 다른 2개의 이차원 나노 물질 간 양자역학적 전하 이동 원리를 최초로 구명하고 전하의 빠른 이동 원인을 밝혀냈다고 16일 공개했다.
방 선임연구원은 이 연구에서 이차원 물질인 이황화몰리브덴(MoS2)과 이황화텅스텐(WS2)의 이종 접합 구조에서 두 물질 간 빠른 전하 이동이 양자역학적인 중첩(superposition) 효과에 의한 것임을 확인했다.
이황화몰리브덴을 빛으로 자극하면 활성화된 전자와 전자의 빈자리인 정공이 생기는데, 활성화된 전자는 이황화몰리브덴 내에 머물지만 정공은 순간적으로 이황화몰리브덴과 이황화텅스텐에 양자역학적으로 동시에 존재하다가 상대적으로 안정한 위치인 이황화텅스텐에 고정되게 된다.
이처럼 이종 접합된 이차원 물질 간에는 간극이 넓어 전하이동 속도가 느려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빠른 전하 이동이 나타나는 것은 정공이 양쪽 물질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양자역학적 상호작용에 의한 현상임을 이론적 계산을 통해 구명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이 연구는 미국 렌셀러 폴리테크닉대학교(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5월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방준혁 선임연구원은 “물질 내 전하 이동 원리는 소자 응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리적, 화학적 현상을 이해하는데 기초가 되는 원리”라며 “새로 발견된 이론적 기초 원리는 향후 이차원 물질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광합성, 물 분해 과정 등 생명 및 화학 현상 연구에 있어서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