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방송 View] ‘신서유기’ ‘1박2일’ ‘배틀트립’ ‘히트메이커’…여행 예능의 현재

여행에 관한 방송은 원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주로 다뤄졌다. 여행지의 생생한 화면을 전달하며, 내레이션으로 전문가가 설명했다. 재미보다는 정보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정보 보다는 어떻게 전달할 것이라는 ‘재미’가 자리를 차지했다. 여행 방송이 아닌, 여행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다가간 것이다.

9년째 방송을 이어오고 있는 KBS2 ‘1박 2일’부터 웹기반의 ‘신서유기’, 첫 방송한지 한 달도 안 된 KBS2 ‘배틀트립’과 JTBC ‘히트메이커’까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은 각기 다른 색깔로 여행의 맛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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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신서유기2' 포스터

◇ OtvN ‘신서유기’ 시즌2

‘신서유기’는 과거 나영석 PD와 함께 ‘1박 2일’ 시즌1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멤버들이 그대로 참여해 당시를 그리워하는 팬들에게 추억과 함께 ‘서유기’ 모티프를 함께 활용해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다.

과거 모든 멤버들을 통솔했던 강호동이 ‘예능에 적응하지 못하는 강호동’이라는 반전 캐릭터를 담당하고 있고, ‘신서유기’ 시즌1에서 하드캐리한 막내 이승기를 대신해 시즌2에서는 예능초보인 안재현이 출격해 똑똑한 이승기와 정반대되는 백치미를 과시하고 있다. 이승기가 형들 머리 위에서 놀았다면, 안재현은 예능초보 주제에 20년 차 예능인 호동을 달래주는 등 강호동과 새로운 케미스트리를 뽐내고 있다.

‘신서유기’가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가장 다른 점은 웹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다. ‘신서유기’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티빙, 네이버TV캐스트, 카카오 TV 등을 통해 공개된다. 웹 기반이기 때문에 그들이 추구하는 ‘막장’을 표방하기에 수월하다. ‘ㅋㅋㅋ’를 쉴 새 없이 남발하거나 브랜드 네임 퀴즈(TV 방송분에는 삐 처리가 된다)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인터넷에 접근하기 어려운 시청자들을 위해 재편집한 TV판도 매주 금요일 오후 tvN에서 공개되는데, 약 10분가량의 짧은 인터넷용 동영상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미공개 영상 등을 담아 웹판과 차별화 한다.

‘신서유기’ 제작진은 “첫 공개 후 4주 차에 접어든 11일 기준, 중국 동영상 플랫폼 텐센트비디오를 통해 공개된 ‘신서유기2’ 본편과 예고편 동영상의 누적 재생수는 약 1억20만 건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시즌1의 같은 기간 조회수와 비교해 2배를 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약 2천3백4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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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BS

◇ KBS2 ‘1박 2일’ 시즌3

‘1박 2일’은 2007년 8월에 첫 방송한 시즌1부터 만 9년 째 인기를 끌고 있는 장수프로그램이다. 시즌1을 통해 KBS의 간판 프로그램이 된 ‘1박2일’은 시즌2에서 시청률 부진을 겪기도 했으나 시즌3으로 점점 인기를 되찾고 있다.

‘1박 2일’은 지난해 12월 김주혁이 하차한 이후 6개월 동안 이렇다 할 후임이 없이 5인 체제로 이어왔다. 지난 1일부터는 배우 윤시윤이 합류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예능감을 선보이며 제대로 된 예능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그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시청률 50%를 기록한 것을 언급하며 “이제는 예능 차례이다. 50%를 넘기겠다”고 선언하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윤시윤이 합류하면서 시청률이 닐슨코리아 기준 15%에서 15.4%로 상승하기는 했으나 소폭 상승했기에 윤시윤 효과로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분명 멤버들에게 활력을 넣어주고 새로운 관심사를 만들고 있기에 앞으로가 기대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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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BS

◇ KBS2 ‘배틀트립’

‘배틀트립’은 2인 1조 연예인들이 특정 주제로 직접 일정을 짠 후, 시청자에게 여행 팁을 알려주는 초경량 여행 안내서 프로그램이다.

아직 4회 차밖에 진행되지 않아 매번 조금씩 다른 포맷을 보여주는데 이 부분이 장점이 될 지 단점이 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1회에서는 당일치기 편으로 서울 경복궁-청계천 중심 역사탐방VS강원도 태백 ‘태양의 후예’ 촬영지, 2회에서는 1박 2일 여행 편으로 일본 오사카VS 제주도를, 3회에서는 간식 특집으로 떡볶이VS빵 편이 진행됐다.

게스트로는 슈퍼주니어 이특-헨리, EXID 하니-솔지, 에이핑크 은지-보미 등 아이돌 그룹부터 설민석 강사-윤두준, 심형탁-이재훈, 박지윤-이원일 셰프 등 전문가 군단까지 출연했다. 아이돌 그룹의 젊은 감각을 보여주기도 하고, 역사 강사 설민석, 제주도 주민인 이재훈, 디저트 전문 셰프 이원일 등의 설명과 먹방으로 일가견이 있는 윤두준, 박지윤 등의 케미스트리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다만, 대결 형식으로 펼쳐지다 보니 자기편 편을 드는 경우, 억지성 멘트가 보기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판정단 대부분이 젊은 층으로 이뤄져 결과가 크게 의미 없다는 것이 아쉽다. 그래도 제대로 된 여행 팁을 주지 못한 첫 회에 비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발전 가능성은 있다.

또한 다른 여행 예능과 '배틀트립'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예능보다 여행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주는 예능교양 성격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배틀 트립’은 다른 여행 예능이 여행 자체만을 위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고, 마치 가이드북이나 블로그처럼 막차 시간이나 먹거리 가격 등 지금 당장 떠나고 싶어 하는 여행자들을 위해 꿀팁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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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JTBC

◇ JTBC ‘히트메이커’

지난 6일 첫 방송한 ‘히트메이커’는 가수 슈퍼주니어 강인, 정진운, 정준영, 모델 이철우 등 스타일 아이콘 4인방이 해외를 여행하며 각 나라에서 유행하는 신종 레포츠에 도전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관광, 문화 탐방 위주의 프로그램과 달리 스포츠 액티비티에 도전한다는 구성으로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히트메이커’는 관전 포인트로 “독일의 아름다운 풍광과 유럽 젊은이들의 신종 액티비티인 ‘스포트호크’, 그리고 스타일아이콘원정대의 끈끈한 우정이 빚어낸 다양한 에피소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첫 방송에서 ‘히트메이커’ 멤버들은 독일로 떠나기 전 한국에서 스포트호크의 기본적인 것과 함께 독일에서 공연할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하지만 ‘히트메이커’의 주제가 다른 나라의 새로운 스포츠를 배우는 만큼 조금 더 ‘도전기’에 초점이 맞춰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들은 짧은 시간 동안 새로운 스포츠를 연습했지만 잠깐의 연습으로는 실력이 크게 늘어날 수 없었기에 독일의 전문가와 겨루기 위해서 많이 부족해 보인다.

독일에 도착한 멤버들은 우선 먹방과 루프 클라이밍에 도전했고, 2회에서는 길거리 버스킹이 예고됐다. 해외여행도 겸한 프로그램이기에 먹방이나 주변 경치를 구경하는 것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스포트호크에 도전하기 전에 다양한 것을 해버리는 바람에 프로그램의 제대로 된 성격을 알 수 없게 됐다.

결과적으로 ‘히트메이커’ 1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0.4%를 기록했다. 이는 전작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첫 방송 2.4%로 시작해 꾸준히 2~3% 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다가 편성이 바뀌면서 마지막 편은 1.1%로 마무리 했던 것과 비교해도 민망한 수준이다.

이외에도 시즌제로 운영되는 tvN ‘꽃보다’ 시리즈와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며, tvN에서 ‘아버지와 나’가 6월 첫 방송될 예정이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