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제조업, 외환·금융위기 잇는 불황 장기화 우려"

현재 제조업 경기 상황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세 번째 불황 시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로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때는 외환위기(1998년 1분기~1998년 4분기)와 금융위기(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에 이어 지금(2014년 4분기~2016년 1분기)이 세 번째다.

이번 제조업 불황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황 강도는 앞에 두 번의 위기 때보다 약하지만, 불황 기간은 길어진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때는 제조업 생산이 4개 분기 연속 감소했고, 금융위기 때도 3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불황은 6분기 연속 생산감소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때는 내수출하증가율(-11.1%)과 수출출하증가율(-9.1%)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재 내수출하(-0.2%)와 수출출하(-1.0%) 모두 감소하는 추세다.

제조업 전반의 생산력을 보여주는 생산 능력(사업체의 최대 생산 가능량) 증가율은 현재 1.1%로 외환위기(4.9%)와 금융위기(2.9%)보다 약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거 두 번의 불황기에는 기업이 경기침체를 단기적 현상으로 인식하고 회복국면에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생산 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지만, 불황이 길어지면서 기업이 생산 능력을 낮은 수준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실적 면에서 보면 매출액증가율은 12.0%로 외환위기(3.1%)와 금융위기(7.3%)보다 높다.

그러나 중윗값은 2.7%로 금융위기(3.6%) 때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정 수준 이상 실적 상위 기업을 제외하면 현 불황기의 매출액증가율이 금융위기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뜻이다.

또 기업평균 영업이익률은 1.8%로 외환위기(5.3%)와 금융위기(3.7%)보다 낮다.

주 실장은 “현재 제조업 문제점은 불황 강도가 아닌 시장수요 침체 장기화에 있다”며 “대부분 주력 제조업이 한계상황을 맞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