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표준(KS)지정 인증기관 확대가 연내 마무리된다. 당초 계획 보다 1년을 앞당겼다. 기업 편의와 서비스경쟁을 유발하는 차원에서 인증기관을 늘리는 조치지만, 과당 경쟁으로 KS 인증이 ISO 인증처럼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에 따르면 당초 2017년까지 목표로 잡았던 KS 인증기관 확대가 올해 안에 끝난다.
국표원은 지난해 `KS인증기관 연도별 지정 계획`에서 화학·금속·건설·환경 등 인증분야를 2017년까지 개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것으로 속도를 높였다. 올해 개방 예정인 화학·금속·요업·일용품·기본·광산·섬유·의료·물류에 더해 건설·환경·수송기계·항공 분야 인증기관 개방도 연내 종결한다.
이에 따라 KS지정 인증기관이 대거 늘어나게 된다. KS 인증기관 확대는 인증기관 전문성을 강화하고, 단독 기관 인증에 따른 기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김묘경 국표원 주무관은 “당초 2017년까지 개방 예정이던 건설·환경·수송기계·항공 인증분야를 올해 다 연다는 방침”이라며 “이에 따라 KS지정 인증기관이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표원은 지난해부터 KS지정 인증기관을 복수화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을 KS지정 인증기관으로 정했다. 또 지난달 한국조명연구원을 KS지정 인증기관에 추가했다. 이전까지는 KS 인증기관은 한국표준협회 단독 체제였다.
KS지정 인증기관 복수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부실 인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인증기관 간 과다 경쟁으로 KS 인증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KS인증을 둘러싼 인증기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시험 비용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억원 단위까지 드는데, 기업 입장에선 시험결과를 쉽게 내주는 기관으로 몰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렇게 되면 KS 인증도 ISO 인증이 난립한 선례처럼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KS 인증은 ISO 등 민간 인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라는 분석이다. KS인정지원시스템에 따르면, KS제품 인증은 2012년 606건, 2013년 695건, 2014년 715건, 지난해 842건으로 지속 늘었다. 올해는 지난 4일까지 317건이 등록됐다. 전체 KS제품 인증 건수는 1만909건으로 2012년 1만832건에 비해 77건 늘었다.
인증 관련 전문가는 “강제인증이 아니면 기업 입장에서 반납도 많이 하지만, KS제품 인증 전체 건수는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국표원은 인증기관 지도 점검을 통해 인증 부실화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김 주무관은 “인증기관 마다 심사기준을 달리 정할 수 없도록 인증심사 기준 개정 작업을 기업, 인증기관과 함께 협의하고 있다”며 “인증기관 지도 점검으로 관리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