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락(대표 김정남)이 유독가스 누출사고를 예방하는 `피팅용 투명 락 디바이스`로 삼성전자 등 대기업 납품에 성공했다. 쏠락은 창업 3년차 스타트업이다.
산업 안전용 제품은 까다로운 신뢰성검증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 번 적용되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분야다. 쏠락 제품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쏠락의 `투명 락 디바이스`는 반도체 생산설비 등 유독가스를 사용하는 사업장 핵심설비부품인 피팅에 장착돼 체결 상태 유지와 풀림을 방지한다. 기존 동종 수입품 문제점을 대폭 개선해 나왔다.
기존 제품은 가격이 비싸고 아이마킹과 협소한 공간에는 설치가 불가능했다. 반면 쏠락 제품은 이 같은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가격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쏠락은 이 제품을 지난해 8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에서 품질인증(Q-Mark)을 받았다. 삼성전자 환경 안전전시회에도 참가했다.
최근에는 기존 기능은 그대로 유지한 채 가스 측정지를 이용해 유독가스 누출 시 변색되는 부분과 변색되지 않는 부분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제품도 선보였다.
김정남 사장은 과거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 등 잇따른 유독가스 누출사고를 접하고 창업에 도전했다.
금오공대 생산기계공학과 졸업 후 지인이 운영하던 회사의 조그만 창고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광주테크노파크를 문턱이 닳도록 찾았다. 시제품 제작 과정에서 금형비로만 3억원을 투입했다.
대학시절 발명동아리를 이끈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그의 최고 무기였다. 서희제마부대 인솔 장교로 이라크 파병까지 자처할 정도의 `군인정신`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마침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개소하면서 물을 만났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벤처창업 보육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김 대표는 3D프린터를 갖춘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테스트베드존에서 살다시피 했다. 실제 지난해 활용된 1400개의 시제품 가운데 700개가 쏠락 제품이다. 제품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었다. 현대자동차 연구소의 기술 멘토를 비롯해 금융, 특허, 법률 자문도 큰 힘이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라인에 제품이 시범 설치되면서 매출도 늘고 있다. 실제 2014년 1억700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3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목표는 10억원이다. 1인 창업기업으로 시작한 쏠락은 올해 신규직원 2명을 포함해 6명의 일자리도 만들었다.
쏠락은 현대자동차와 함께 수소자동차 수소누출을 확인하는 수소탐지킷을 개발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1억원을 들여 광주과학기술원으로부터 팔라듐 수소센서 기술을 이전받는다.
신규아이템으로 비상시에 한 번에 부술 수 있는 안전밸브보호캡도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김정남 쏠락 대표는 “나에게 맞는 일이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다 결국 산업용안전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며 “지난 2004년 군복무 때 인트라넷을 통해 간부피복 쇼핑몰을 최초로 제작했는데 현재는 전 군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 도전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력 외에도 자본과 정보, 인적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기술개발과 R&D 투자를 강화해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