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밸리 매출만 9조…3년만에 코스닥 대표 단지로 우뚝

판교가 코스닥시장을 대표하는 기술 벤처단지로 성장했다. 소프트웨어와 통신장비, 인터넷, 게임, 바이오 등 코스닥 대표기업이 이 지역에 대거 몰리면서 지난해 코스닥 전체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3일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해 판교테크노밸리에 본사를 둔 코스닥기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9조73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닥 시장 전체 매출 대비 8.8%에 달하는 규모다. 전년과 비교해도 매출이 1조200억원(12.4%)가량 늘었다. 코스닥 시장 12월 결산 상장사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5% 늘어난 것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폭 성장이다. 영업이익은 5245억원으로 1093억원(20.3%)가량 늘었다. 이는 코스닥 전체 영업이익 8.2% 비중을 차지한다.

기업 수에서도 판교 내 코스닥 기업은 83개사로 전체 코스닥기업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8.4% 비중을 나타냈다. 코스닥 12월 결산업인 980개사는 지난해 매출 109조6694억원, 영업이익 6조3368억원을 거뒀다. 순이익은 367억원이다.

판교 기업 가운데 지난해 매출이 가장 컸던 코스닥 기업은 서희건설이다. 서희건설은 매출 1조539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KG이니시스(6968억원), 솔브레인(6279억원), 가온미디어(3757억원), 케이피에프(3290억원), 에스에너지(3130억원), 다산네트웍스(2481억원), 크루셜텍(2625억원), 휴온스(2450억원), 웹젠(2422억원) 순으로 매출 규모가 컸다. 지난해 1000억원 이상 매출을 거둔 곳도 22개사에 이른다. 게임기업 웹젠은 영업이익 602억원으로 24.8%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판교지역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판교테크노밸리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과 비중이 늘어난 것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BT) 기업이 판교에 몰린 덕택이다. 실제로 판교테크노밸리는 지난 2006년 4월에 부지조성공사를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지난 2012년 단지 조성이 완료되고 입주가 시작됐다. 2012년 634개사였던 판교밸리 기업은 지난해 1121개사로 두 배가량 늘었다. 임직원 수 역시 7만2820명으로 2012년 대비 배 이상 증가했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역시 몰리고 있어 앞으로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핀테크지원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 글로벌게임허브센터 등 여러 스타트업 지원기관이 몰려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둥지로 자리잡았다.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웹젠 등 국내 대표 게임기업이 판교에 위치해 게임산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기업 상장 유치를 위해 여러 차례 판교에서 상장설명회를 가진 것도 우수 스타트업과 벤처를 집중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판교에 첨단기업이 집중해 있어 코스닥시장에 진출할 기업도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적으로 판교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판교테크노밸리 내 코스닥 기업 위상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교에는 코스닥 기업 외에도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등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도 많고 기술경쟁력이 우수한 기업이 많다”며 “코스닥 시장 내 위상도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판교에서 젊은 벤처와 스타트업 인재가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규제 프리존 등 정책 지원이 뒤따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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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교밸리 주요 코스닥 기업 매출 실적 (단위 억원)>

 판교밸리 주요 코스닥 기업 매출 실적 (단위 억원)
판교밸리 매출만 9조…3년만에 코스닥 대표 단지로 우뚝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