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버스정보안내기에서 음란 동영상이 40분간 방영돼 논란이다. 해킹 여부에 관심에 쏠린다.
지난 24일 오후 10시 40분경 여수시 서교동 서시장 앞 정류장 버스정보안내기에서 남녀 성관계 장면이 담긴 음란 동영상이 방영됐다.
버스정보안내기는 버스 이동 경로와 도착 시각 등 교통정보와 시정 홍보 영상, 행사·안내 등 각종 홍보 포스터, 뉴스·날씨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여수시 내 총 174개 버스정류장에 설치됐다.
상황실에서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사고 당시 해커가 원격제어 기능을 막아 상황실에서 통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이 현장으로 달려가 전원을 차단하고 메모리카드를 제거했다. 원격제어 기능을 막을 정도 해킹 능력을 갖춘 해커라는 추정이 나온다.
경찰 수사 핵심은 해커가 안내기에 영상을 올린 경로다. 여수시 내 설치된 버스안내기는 운영 방식에 따라 자가망과 임대망으로 나뉜다. 이번에 영상이 유포된 안내기는 KT 임대망이다. 임대망은 비용이 저렴하지만 TV나 인터넷 등을 공용으로 사용해 기술적으로 해킹에 쉽게 노출된다. 설치비용 차이는 10배에 이른다.
여수시와 경찰은 해커가 외부망 IP로 침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수시가 제출한 메모리를 토대로 해킹 경로를 수사 중이다.
영상 송출과정에서 실수로 상영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산망 기록과 교통통제센터 상황실 출입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버스정보안내기 1대에서만 영상이 올라온 점으로 미뤄 현장 단말기에 직접 침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현장 CCTV와 주변 차량 블랙박스 등을 분석하고 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