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1인 방송 `아프리카`가 인기를 얻고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BJ의 욕설과 선정성 시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가 늘며 새 방송영역을 개척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뜨거운 중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일본 야후뉴스는 중국판 `아프리카`에 열광하고 있는 중국 모습을 담은 기획기사를 실었다.
“여러분 보세요. 아침밥 했어. 계란 후라이.”
18세 여대생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아침 풍경을 동영상 중계하고 있다. 수백명 남성 사용자가 이를 지켜보고 현금으로 교환할 수있는 선물을 앱으로 보낸다. 여성은 노골적으로 `돈을 많이 원한다`거나 `배우가 되고 싶다`며 일상 생활을 실시간 중계한다. 선물을 받아 한달에 약 200만엔 정도를 버는 BJ도 있다. 실제로 만날 수 없는 그녀를 향해 남자들은 스마트폰에 `만나고 싶었다`, `사랑해요`, `너는 나의 여신`이라고 문자를 보낸다.
베이징시 교외에 사는 슈 다바오 씨는 자신 집에서 사생활을 실황 중계한다. 27세인 그녀는 미소녀풍 메이크업을 하고 스마트폰 앞에 앉았다. 시청자와 수다를 떨거나 마술도 선보였다. 시청자는 `좋아요`와 `만나고 싶었다` 등 댓글을 달며 열렬한 반응을 보인다.
그녀는 중국에서 가장 이용자가 많은 스마트폰 동영상 중계 애플리케이션 `화자오(花椒)`의 인기 BJ다. 화자오는 지난해 6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슈 다바오는 화자오에서 BJ 인기순위 베스트10 단골이다.
그녀는 밥을 먹거나 TV를 보거나 모두 중계하며 하루 10시간을 스마트폰 앞에 앉는다. “아름답게 할수록 인기를 얻고 자신감도 붙는다”며 미용사를 집에 불러 준비하고 등장하기도 한다. 슈 씨는 전문학교를 나와 애완동물 미용실을 개업했다. 지난 6월 스마트폰에서 사생활 중계를 시작한 후 중국 전역 남성으로부터 주목을 끌었다. 팔로어 수는 3만8000명이다.
그녀는 “예전 생활은 애완동물 미용실이 모두였는데 지금은 중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서 팬들이 주는 선물을 현금으로 바꿔 월 200만엔(약 2068만원) 수입을 얻고 있다. 그녀 아파트 임대료는 월 23만엔이다.
화자오는 서비스 개시일이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사용자 수가 3000만명을 넘어섰다. 인기 비결은 선물에 있다. 중계화면 선물코너에는 반지·비행기·스포츠카 등 아이콘이 줄 지어있다. 이를 터치하면 상대에게 선물이 전해진다. 선물을 받은 사람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비행기는 1만5000엔(16만원). 가장 높은 하트는 3만5000엔(36만원)이다. 인기 BJ중에는 사생활 실황중계로 연간 1억엔(10억3446만원)을 버는 여성도 있다고 한다.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은 인터넷 대국이기도하다. 인터넷 이용자는 6억8000만명에 이른다. 한자녀 정책으로 남성 수가 여성보다 수천만명 정도 많아지면서 `애인이 없다`. `결혼하고 싶지만 상대가 없다`는 남성이 넘쳐나고 있다. 화자오는 이런 중국 현실을 배경으로 급성장했다.
한 앱 개발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젊은이는 자신을 어필하고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특히 여성은 자신의 아름다움과 리얼한 생활 재능을 보여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한다. BJ 대부분은 여성으로 1만5000명가량이 동시에 중계할 때도 있다고 한다.
화자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풍속을 저해하는 콘텐츠를 감시한다. 본사에서 24시간 동영상을 확인한다. 노출이 많거나 저속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300명 이상 BJ를 퇴출했다.
야후뉴스는 `유명 해지고 싶다`거나 `선물로 옷을 사겠다`는 여성의 꿈과 욕심이 남성을 끌어 당기고 있다며 여기에 빠져드는 남성은 무엇을 바라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