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전파교란 막는 손가락 크기 `미클록(MiCLK)` 나와

이스라엘 통신장비 기업 라드(RAD)가 손가락만한 스틱 형태로 위성항법장치(GPS) 전파교란을 막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북한이 추가로 GPS 전파교란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라드가 미국 국방부 요청으로 GPS 전파교란 방지 솔루션 `미클록(MiCLK)`을 개발해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파트너사를 통해 국방부와 이동통신사 등에 제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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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통신장비 기업 라드(RAD)가 손가락만한 스틱 형태로 위성항법장치(GPS) 전파교란을 막는 솔루션 `미클록(MiCLK)`을 개발했다. 미클록 사진.

GPS 전파는 2만200㎞ 상공에서 25와트 출력으로 송신한다. 지상에 도달하는 수신 신호는 휴대전화 신호 100분의 1로 미약하다. 태생적으로 전파교란에 취약하다. 동일한 대역에 인위적으로 고출력 재밍(Jamming) 전파를 방사하면 GPS 신호는 혼란에 빠진다.

미클록은 다양한 전파교란 경감 기술을 갖췄지만 그중에서도 비정상 신호를 필터링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정상적 GPS 신호 외 다른 신호가 유입되면 이를 걸러내는 `디지털 필터링` 기술을 사용한다. 신호 대비 잡음비(SNR)를 높여줘 정상 신호 강도가 강해진다.

백업 기능도 갖췄다. 미클록은 평상시 정상적 GPS 신호를 받는 동시에 자체 비교 신호를 가지고 있다. 정상신호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차단하고 자체 신호를 사용하는 `홀드오버(Holdover)` 기능을 제공한다. 기업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발생하면 백업센터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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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통신장비 기업 라드(RAD)가 손가락만한 스틱 형태로 위성항법장치(GPS) 전파교란을 막는 솔루션 `미클록(MiCLK)`을 개발했다. 지난 MWC에 참가한 라드 부스.

미클록은 우선 이동통신용으로 개발됐다. 2G보다 GPS 전파교란에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알려진 3G, LTE 통신도 패킷(데이터) 유실·지연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라드의 설명이다. 음성이 아닌 데이터는 기지국 간 시차 발생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클록은 기지국 스위치에 꽂고 중앙 시스템에 모니터링 SW를 설치하면 돼 도입이 간편하다. 가격은 기존에 개발된 항-재밍(anti-Jamming) 솔루션 절반 이하로 저렴하다. 기존 항-재밍 솔루션은 가격과 크기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드 국내 파트너사인 피오링크 송승관 대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국가 주요행사 때 GPS 전파교란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GPS 전파교란은 원천 봉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비정상 신호를 필터링하고 백업하면서 모니터링 기능까지 갖춰야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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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통신장비 기업 라드(RAD)가 손가락만한 스틱 형태로 위성항법장치(GPS) 전파교란을 막는 솔루션 `미클록(MiCLK)`을 개발했다.

라드는 오는 8월께 선박용 미클록도 내놓는다. GPS 전파교란 최대 피해는 소형 선박에서 발생한다. 항공기는 관성항법장치 같은 대체수단이 많다. 산악이 많은 국내 지형 특성상 GPS 교란신호가 이동통신에 영향을 미치기도 쉽지 않다.

반면에 서해와 동해 소형선박은 GPS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최근 발생한 GPS 전파교란 때도 물리적 피해는 없었지만 일부 선박이 어업에 차질을 빚었다. 정부도 선박 GPS 전파교란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송 대표는 “선박용 미클록은 항법장치 뒤에 꽂을 수 있도록 형태를 조금 변형해서 출시할 것”이라며 “망망대해에서 우리 어선이 원하는 위치를 찾는 데 문제가 없도록 미클록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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