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이 지난달 태양광-비태양광 통합 후 큰 혼란 없이 안정세를 보였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적절한 균형 맞추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REC 가격도 예상과 달리 요동치지 않고 있다. REC 시장이 안정되면서 지난 2012년부터 시행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가 5년 만에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태양광-비태양광 REC 시장이 통합된 3월 이후 6차례 REC 현물시장이 열렸으며 1REC당 평균가격은 10만4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태양광 REC 9만1488원, 비태양광 9만4428원을 기록했던 것보다 소폭 오른 수준이다.
중요한 점은 지난해 REC 가격이 7만원에서 15만원까지 크게 등락했던 것과 달리 시장통합 후부터 9만~10만원 선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다. 현물시장 REC 가격이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10만원 선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됨에 따라 REC를 판매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나 매입하는 발전사가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줄어들 전망이다.
발전사가 올해 상반기 태양광 사업자 선정 시장에서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150㎿ 보다 많은 210㎿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시장 안정 신호다. RPS 의무물량 확대로 발전사는 더 많은 REC가 필요해졌고 개별 계약을 진행하는 것보다 한국에너지공단에서 대신 집행해주는 사업자 선정 시장이 훨씬 편하고 장기적으로 REC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물시장에 이어 사업자선정 시장도 수요가 늘고 안정되는 모습은 REC 시장이 전반적으로 예측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이 예측가능해지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태양광 예를 들면, 업계가 말하는 사업 수익성이 확보되는 수준은 계통한계가격(SMP)과 REC 가격을 더해 ㎿당 17만원 정도다. 현재 SMP가 7만원 내외로 낮은 상황이지만 REC 가격이 10만원 정도로 형성돼 충분히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격이 안정된 것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REC 시장이 안정됨에 따라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안정은 투자수익 전망을 투명하게 하고 이에 따른 금융권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안정이 투자확대로 이어지고 다시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나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영배 에너지공단 RPS사업실장은 “아직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C 현물시장 거래량과 평균가격 (자료:전력거래소)>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