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등결합 가이드라인 스타트, `가입자 정보 공유 핵심 이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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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동등결합`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동등결합 준비부터 출시까지 통신사와 케이블TV가 따라야 할 규칙을 담는다. 실행이 어려워 유명무실했던 동등결합법 효력 발휘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케이블TV업계가 18일 통신방송 동등결합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만났다. 양측은 동등결합 도입에 필요한 세부조건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달 초 도입된 동등결합 고시가 구체화될 수 있는 방안을 의논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6일 `결합판매의 금지행위 세부유형 및 심사기준 일부개정`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통신사 결합상품을 케이블이 빌려서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빌려주는 것을 의무화하고, 임대조건도 차별하지 못하도록 했다. 결합상품이 취약한 케이블TV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동등결합 문호가 활짝 개방됐지만 케이블TV 업계가 마냥 기쁜 것만은 아니다. 케이블 입장에서 고시 마련은 시작에 불과하다. 실제 동등결합 서비스 출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니다.

동등결합은 기본적으로 통신사와 케이블TV 자사 상품을 상대방에 빌려주는 형식이다. 한 마디로 전쟁 중인 적군과 무기를 공유하라는 의미다. 빌리는 입장에선 정말로 무기를 잘 빌려줄 것인지, 불발탄은 아닌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동등결합을 위해선 가입자 정보를 상호 공유해야 한다. 가입자 정보가 없으면 고객이 가족결합 대상인지 알 수 없고, 어느 케이블에 가입했는지 알 수가 없다. 통신사와 케이블TV 모두 `깜깜이 영업`을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전산도 새로 개발해야 한다. 통신사와 케이블TV 상품이 뒤섞이기 때문에 이를 통합 관리할 전산이 필요한 것이다. 양측이 모두 협조해야 개발 가능하다. 만약 어느 한 쪽이 협조를 하지 않거나 태업을 한다면 전산 개발은 기약 없이 늦춰질 수 있다. 케이블TV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할인율을 얼마로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케이블TV 업계는 미래부의 징검다리 역할을 환영했다. 케이블TV 업계 한 관계자는 “고시가 마련됐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구체적인 실행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며 “미래부가 중간다리 역할을 해준다면 동등결합이 구체화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판매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공유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미래부에 전달했다. 미래부는 통신사업자와도 만나 의견을 교환한 후 종합적인 동등결합 가이드라인을 도출할 방침이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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