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3]대권 후보들의 `엇갈린 운명`

총선 시작 전부터 차기 대선 전초전이 될 것으로 일찌감치 규정됐다. 여럿 잠재적 대선후보가 실제 선거전에 뛰어들었고 희비가 갈렸다. 일부는 치명상을 입고 정치적 재기를 할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해졌다. `천신만고` 끝에 예상치 못한 승리를 끌어내고 탄탄한 앞길을 연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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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16년만에 여소야대 상황을 불러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대권 가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공천 막판 옥새 파문까지 일으키며 승부수를 띄웠다. 자신은 뱃지를 달았지만, 전체 선거에는 지는 국면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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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서울시장` 오세훈 후보는 가파르게 오르던 대선후보 국민 선호도를 일시에 반납했다. 서울 종로에서 정세균 더민주 후보에 져 초야에 다시 묻힐 위기다. 반대로 승자인 정세균 후보는 당내 입지를 더 굳건히 하며 잠재적 대권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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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강력한 대선 후보 중 하나였던 김문수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후보도 치명상을 입었다. 당초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김부겸 더민주 후보와의 맞대결을 선택했지만, 결국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무엇보다 대구라는 상징적 지역에 야당 깃발을 꽂아줬다는 당내 비난을 한몸에 받게 됐다. 대선을 향한 앞길에 먹구름이 잔뜩 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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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으로 김부겸 후보는 여당 심장부에 당선기를 꽂는 그야말로 천하명승부의 주인공이 됐다. 김부겸 후보는 이후 중도 개혁성을 무기로 더민주 내 대권 레이스 유력주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자치 참모 김두관 더민주당 후보는 경기 김포갑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행정자치부 장관과 경남도지사 등을 두루 거친데 이어 국회에 입성함으로써 야권의 잠재적 대선후보 반열에 다시 복귀했다. 한동안 중앙정치 무대에서 비껴서 있었던 약점은 있지만 이번 총선에서 충분히 정치적 잠재력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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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대구 동구을 후보는 이번 총선이 낳은 최고의 스타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중심에 섰고, 결국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해 당선됐다. 승부사다운 기질과 소신 정치의 정수를 보여주면서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단박에 올라섰다. 정치가 유승민으로서 국민적 인지도와 지지세를 키운 것이 최대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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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서울 동작을 새누리당 후보는 허동준 더민주당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나 후보는 `부드럽고 신뢰감 있는 정치인` 이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키며 차차기 대권 여성후보로서 여전히 잠재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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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는 차기 대선으로 가는 셈법이 좀 복잡해졌다. 외형적으로 당은 승리로 이끌었지만, 많은 공은 김종인 현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조건부 대선 불출마 약속을 어떻게 할지도 고민거리로 남았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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