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도 “문제 없다”는 `티머니 환불 규정`, 계속된 문제제기 왜?

Photo Image
후불형 서비스 티머니

`분실·도난된 티머니는 환불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법리적 판단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5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잠자는 충전액`이 251억원에 달할 정도로 매년 많은 국민이 분실·도난 등으로 티머니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머니를 발행하는 한국스마트카드는 적법한 약관을 운용하고 있으며, 환불에는 기술적 걸림돌도 있다는 입장이다. 법적 근거, 기술적 한계에도 소비자 불만이 계속돼 정부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불공정성을 제기한 한국스마트카드의 티머니 이용약관에 대해 공정위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경실련은 티머니 분실·도난시 이용자 과실 여부와 관계 없이 환급해주지 않는 조항이 약관규제법을 어긴 것이라며 공정위에 심사를 청구했다. 온라인에서 티머니를 등록한 회원은 사용 내역, 잔액 등을 확인할 수 있어 환불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티머니는 현금과 성격이 같다”며 환불을 제한한 약관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티머니를 판매·관리하는 한국스마트카드도 해당 약관은 전자금융거래법을 준수했고, 금융당국 승인을 받은 것이라 위법성이 없다고 밝혔다.

경실련 관계자는 “공정위가 현실과 시민 요구는 고려하지 않고 법적 근거에 의해서만 판단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한국스마트카드가 일부 개선 노력을 보이는 만큼 자진시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hoto Image

한국스마트카드는 기술적으로도 환불이 어렵다고 밝혔다. 티머니는 금전 가치를 카드칩에 저장해 단말기와 오프라인 방식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카드 분실·도난시 사용을 제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다양한 유통사업자의 단말기가 운영되고 있어 인프라를 제어하려면 개별 사업자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적 근거와 기술적 한계에도 환불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소비자연맹은 한국스마트카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불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매년 분실·도난 등으로 상당한 금액이 소모되고 있기 때문이다. `잠자는 충전금`을 사업자가 가져간다는 오해와 불만도 겹쳤다. 법적 판단보다 국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 차원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미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난해(3월 기준) 조사에 따르면 5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교통카드 충전선수금은 650억원이다. 한국스마트카드는 251억원으로 가장 많은 충전선수금을 보유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상법상 5년이 지난 상사채권은 원칙적으로 소멸됨에도 5년 이상 미사용 충전선수금을 스마트교통복지재단에 기부해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에 출연한 금액은 2013년 47억원, 2014년 68억원, 지난해 86억원이다.

한국스마트카드 관계자는 “분실·도난 문제 개선을 위해 지속 노력 중”이라며 “대중교통안심카드, 모바일티머니 도난·분실 안심서비스 출시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