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외면한 중기, 정책자금 수혈에 `글로벌 강소기업 됐다`

Photo Image
이창우 샘코 대표가 항공기 패신저 도어 앞에 서있다.

은행도 대출을 거절했던 중소기업이 정책자금을 통해 미국, 독일, 러시아에 수출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성장성을 인정받아 벤처투자만 100억원을 넘게 유치했다.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항공기부품전문 제조기업 샘코(대표 이창우) 사례다.

올해 매출 320억원, 2020년에 연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도 진행할 계획이다.

2002년 1월에 설립된 샘코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부터 보잉사 부품을 수주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내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기 위한 국제 항공품질규격을 2005년에 획득했다. 2008년부터 미국에 항공기 도어를 직접 수출하며 해외사업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2010에는 러시아 항공사 수호이 도어시스템을 수주하며 장기 물량 확보에도 성공했다.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던 샘코도 한때는 은행대출조차 받을 수 없이 어려웠다. 대형계약을 따내고도 운영자금이 부족해 은행을 찾았으나, 부채비율이 580%에 달해 대출이 되지 않았다. 항공산업 특성상 계약부터 납품까지 10개월에서 최장 17개월이 걸린다. 매년 매출은 갑절씩 성장해왔지만 금융권에서는 과거 실적만을 평가했다.

Photo Image
이창우 샘코 대표가 기업소개를 하고 있다.

샘코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문을 두드렸다. 중진공 투융자복합금융(성장공유형 대출) 지원을 받았다. 2012년 중진공은 샘코에 7억원을 전환사채(CB) 인수방식으로 지원했다. 2014년 대출금액 전액에 대해 주식전환권을 행사하며 샘코 지분 4.14%를 보유한 주주가 됐다.

이창우 샘코 대표는 “항공산업은 투자금액이 크기 때문에 정책자금을 받지 않으면 사업을 하기 힘들다”며 “당시 중진공에 CB를 발행해 7억원을 받았는 데 금액적으로 큰 것이 아니더라도 1억원이 아쉬울 때 기업 입장에서 매우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공군을 나와 샘코까지 40여년을 항공산업이라는 한우물만 파왔다. 하지만 엔지니어 출신으로 CB 발행, IPO 같은 금융이나 경영에서는 사실상 문외한이었다.

CB는 채권을 발행한 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지만 부채비율이 높아 융자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기업이 대상이다. 중진공의 CB 대출은 향후 기업공개 계획이 있고 민간 창업투자회사가 투자하지 않았을 경우 가능하다.

위기를 넘긴 샘코는 2013년 판금공장을 건설하며 조립, 가공, 판금·성형이 모두 가능한 `일관생산체제`를 완성했다. 국내에서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아스트같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만 가능한 경쟁력을 중소기업으로서 유일하게 보유했다.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나온다.

Photo Image
이창우 샘코 대표가 항공기 패신저 도어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샘코는 현재 표면처리 기술과 무인기(드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직원 190여명 중 30명이 연구개발(R&D)인력이다. 매년 매출의 5% 상당을 R&D에 쏟아 붇고 있다.

이 대표는 “복합제 생산 및 항공기 인테리어 분야에 추가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항공기 종합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브랜드 뉴스룸